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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투파 영향력 줄어든 티움바이오, 내부거래위원회 폐지

오랜 주주로 신뢰, 신설 1년 만에 폐지 결정 "현재 회사 규모상 불필요하다고 판단"

차지현 기자  2024-09-06 09:23:04
티움바이오가 2분기 중 이사회 산하 내부거래위원회를 폐지했다. 작년 초 설치 이후 단 한 번도 개최가 이뤄지지 않는 등 현재 회사 규모상 불필요하다고 판단했다. 2대주주인 한국투자파트너 영향력이 줄어들면서 위원회가 사라졌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최근 공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티움바이오는 계열사 간 거래 감독 기구인 이사회 내 내부거래위원회를 2분기 중 폐지했다. 6월 28일 '이사회 내 위원회 폐지 건'이 이사회 안건으로 다뤄졌다. 그 이후 위원회 폐지가 집행됐을 것으로 보인다.

상법상 위원회를 두는 건 의무 규정이 아니다. 최근 대기업을 중심으로 의사결정의 전문화를 위해 이사회 내 위원회를 두고 일부 권한을 위임하는 방안이 늘고 있다. 티움바이오는 바이오 기업으로서는 앞장 서 위원회들을 설치하면서 이사회 경영 강화에 힘써 왔다.


내부거래위원회를 신설한 건 지난해 2월이다. 특수관계인과 거래 시 공정성 및 적정성 확보를 감시하는 차원에서 위원회를 설치했다. 그러나 지난 1년 동안 내부거래위원회는 한번도 개최되지 않았다. 티움바이오 자회사는 프로티움사이언스 정도로 계열사 간 거래가 거의 없었던 탓이다.

티움바이오 측은 "2023년 2월 14일 이사회를 통해 내부거래위원회를 신설했으나 이후 위원회 개최가 이뤄지지 않는 등 현재 당사 규모에 불필요하다고 판단돼 폐지하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내부거래위원회 폐지 시점이 2대주주인 한국투자파트너스 영향력이 줄어든 시점과 일치한다는 점도 눈에 띈다.

한투파는 초창기 시리즈 A 펀딩부터 참여하면서 티움바이오와 막역한 관계를 이어 왔다. 한투파를 이끄는 황만순 대표는 상장 이전인 2017년부터 기타비상무이사로 이사회에 참여하며 투자자 외에도 경영자문역으로 활약해 왔다.

한투파는 티움바이오 측에 이사회 경영을 특히 강조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투파의 요구에 따라 2019년 초 이사회 내 보상위원회를 설치했고 2022년 감사위원회, 작년엔 내부거래위원회를 추가로 신설했다. 황 대표는 보상위원회와 내부거래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이사회 경영 안착에 주력했다.


작년 12월 SK케미칼이 티움바이오에 200억원 규모 투자를 단행하면서 한투파의 영향력이 줄어들었다. 작년 9월 말 14.24%였던 한투파 펀드(한국투자글로벌제약산업육성 사모투자전문회사) 지분은 올 3월 12.73%로 줄었다.

이후 올 2분기께 80만주의 지분을 처분, 6월 말 기준 지분이 9.85%로 낮아졌다. 3월 정기 주주총회를 기점으로 황 대표가 기타비상무이사직을 내려놓기도 했다.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냈던 한투파 그리고 황 대표의 존재감이 작아지면서 이사회 내 위원회가 사라지고 있는 셈이다.

티움바이오 관계자는 "올해 정기 주총에서 이사진이 새롭게 구성되면서 이사회 내 위원회의 필요성 등을 다시 검토하게 됐다"면서 "계열사 간 거래가 거의 없는 데다 내부거래위원회 신설 이후 한번도 위원회가 열리지 않았다는 점에서 현재는 내부거래위원회가 필요하지 않다는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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