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동제약은 올해를 '이기는 한 해'로 정의했다. 내실경영을 통해 지속된 적자를 탈피하고 흑자로 전환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다. 작년 상반기 대규모 구조조정을 비롯해 R&D 사업부를 물적분할한 자회사 유노비아를 설립했다.
승부수는 올해 1분기부터 통했다. 연결 기준 3년 반 만에 분기 흑자를 냈다. 별도기준으로 보면 일동제약의 건전성이 드러난다. 10%에 달하는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제약업' 그 자체만으로써의 경쟁력을 나타냈다.
◇연결 기준 영업이익 흑자 전환, 유노비아 분할로 별도 실적 개선
일동제약은 공시를 통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이 15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 늘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단 1억원에 불과하지만 흑자로 전환됐다. 당기순손실은 19억원으로 손실을 같은기간 대비 82.4% 줄였다.
일동제약이 분기 영업흑자를 낸 건 2020년 하반기 이후 약 3년 반 만이다. 2020년 3분기 59억원의 영업흑자를 낸 뒤 4분기부터 줄곧 적자를 냈다. 연구개발(R&D)에 과감하게 베팅한 결과였다.
별도 기준으로 보면 성과가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 R&D 전문 자회사 유노비아의 연구개발비가 분리계상되기 때문이다. 매출은 1507억원, 영업이익은 151억원으로 10%에 가까운 영업이익률을 올렸다. 당기순이익은 136억원을 냈다.
작년부터 강조해 온 원가효율화 정책과 긴축경영 기조가 흑자 전환을 이끌었다. 판관비는 2022년 1999억원에서 작년 1728억원으로 13.58% 감소했다. 연간 연구개발비는 2022년 1099억원에서 작년 950억원으로 줄었다.
작년 5월 임직원 희망퇴직을 단행하며 인건비를 크게 줄였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1년 새 일동제약의 전체 직원 수는 1451명에서 1014명으로 437명 줄었다. 작년 기준 연간급여총액은 1048억원으로 전년 1139억원 대비 7.99% 축소됐다.
특히 자회사 유노비아의 변화가 눈에 띈다. 유노비아는 일동제약이 작년 11월 R&D 사업부를 물적분할해 설립한 신약개발 자회사다. 작년 11월 설립 당시 189명이던 임직원수를 올해 4월 67명으로 70%가량을 줄였다. 설립 이듬해부터 구조조정에 나설 만큼 흑자전환 의지가 강력했다.
◇견고한 기존 제품 매출 토대, R&D 연구 지속
매출 세부내역을 들여다보면 기존 제품군 가운데 CHC(컨슈머헬스케어)와 전문의약품(ETC) 부문에서 고른 성장을 보였다. 특히 GSK와 코프로모션을 통해 판매 중인 폴리덴트, 테라플루 등 총 9종 매출이 37.6% 증가했다. 이외에도 종합비타민 아로나민 시리즈의 매출이 8.1% 상승했다.
전문의약품에서는 후루마린 항생제가 눈길을 끌었다. 1분기 매출은 5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7% 증가했다. 폐섬유증 치료제 피레스파 매출은 101억원으로 8.6% 늘었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후루마린, 모티리톤 등 전문의약품과 아로나민, 테라플루를 비롯한 컨슈머헬스케어 매출이 신장됐다"며 "원가 및 비용 절감 효과가 나타나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주요 파이프라인의 본임상을 진행 중인 만큼 R&D 파이프라인 연구도 지속한다. GLP-1 기반 대사질환 치료제 후보물질 'ID110521156'은 작년 12월 국내 임상 1상을 개시했다. 기존 주사제의 단점과 부작용을 극복한 경구용 비만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다.
P-CAB 계열 신약 'ID120040002'은 기존 PPI 계열 약물의 한계점을 보완했다. 2월 국내 식약처로부터 임상 2상 시험 계획을 승인받았다. 국내 미란성 위식도 역류질환 환자 147명을 대상으로 안전성 및 유효성을 평가한다.
이외에도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ID119040338'가 있다. 아데노신 A1 및 A2A 수용체에 이중 길항작용을 하는 3세대 길항제로 파킨슨병을 타깃으로 한다. 3월 미국 임상 1상 IND를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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