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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배터리 '유일' 흑자 삼성SDI, 다시 웃은 주가

9년 전 인수한 미국 배터리팩 인수, 분기 첫 AMPC 반영 '호재'로

김동현 기자  2024-04-30 16:43:52
전기차 시장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정체기) 구간을 맞으며 이차전지 시장도 실적 부진과 주가 하락이라는 이중고를 겪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7월 장중 62만원을 고점으로 30만원대까지 내려왔고 삼성SDI 역시 비슷한 시기 70만원대에서 올초 34만원대까지 주가가 내려왔다.

실적 면에서도 3사 모두 수익성이 일제히 악화하며 전망을 밝게 내다보긴 어려운 상황이다. 이 가운데 삼성SDI는 호재 하나를 시장에 깜짝 공개하며 중장기 성장을 자신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생산세액공제(AMPC) 혜택을 올해 1분기 처음 반영한 것으로, 내년에 이 혜택 규모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30일 해당 내용을 포함한 실적이 공개된 이후 삼성SDI 주가는 우상향하는 그래프를 그렸다. 실적발표 설명회가 열리던 오전 10시경쯤터 잠시 약세를 보이던 주가가 상승 반전하며 전날 대비 3.09% 오른 43만4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올들어 34만2000원(1월26일 장중)을 최저점으로 등락을 거듭하던 삼성SDI 주가는 이날을 포함해 2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전기차 캐즘으로 이차전지 업황 둔화가 예상되는 가운데도 삼성SDI 주가가 상승 마감할 수 있었던 데는 회사가 탄탄한 수익 기반을 마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성SDI는 경쟁사들이 공격적으로 북미 진출을 선언할 때 수익성 기반의 신중한 투자 기조를 보였다. 이는 시장 악화에도 삼성SDI가 흑자를 유지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올해 1분기 역시 삼성SDI는 흑자를 유지했다.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9% 감소한 2674억원을 기록하긴 했으나 올해 경쟁사들이 적자전환하거나 적자를 이어간 것과 비교하면 선방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LG에너지솔루션은 1분기 1573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으나 AMPC 혜택을 제외할 시 영업손실이 316억원으로 나타나 사실상 적자전환했고 SK온은 아직까지 흑자를 낸 적이 없다.

시장에선 수익성 방어 기조를 보인 삼성SDI가 내년부터 미국 현지 공장을 가동하면 본격적으로 이익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IRA 요건상 현지에서 셀, 모듈 등을 생산해야 AMPC 혜택을 볼 수 있는데 삼성SDI는 아직 현지에서 셀·모듈 공장을 운영하고 있지 않다. 내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스텔란티스와 합작공장을 구축 중이다. 그럼에도 올해 1분기 삼성SDI는 AMPC 혜택을 467억원으로 추산해 영업이익에 처음으로 반영했다.

김윤태 경영지원실 상무는 이날 실적 설명회에서 "외부 전문가 도움을 받아 검토를 진행했고 그 결과 당사가 미국법인에서 생산하는 제품이 AMPC 신청 대상에 들어간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김 상무가 밝힌 미국법인은 배터리 팩 생산법인이다. 배터리 팩은 모듈에 제어·보호시스템을 장착한 것으로, 이차전지 업체는 고객사 수요에 따라 셀, 모듈, 팩 등의 형식으로 제품을 공급한다.

삼성SDI는 2015년 자동차 부품업체 마그나인터내셔널의 배터리 팩 사업부를 인수하며 미국 현지에서 배터리 팩 제품 생산체제를 확보했다. 늦었지만 해당 제품의 AMPC 적용 가능성을 검토했고 지난해와 올해 1분기치를 이번에 처음 반영했다.

AMPC 혜택이 이차전지 업체에 호재로 여겨지는 만큼 삼성SDI도 앞으로 이를 활용해 추가 수익성 확보에 나설 수 있다. 삼성SDI 측은 2분기부터는 분기별 제품 생산분을 이익에 반영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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