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퍼런스콜로 진행하는 기업설명회(IR)의 백미는 기업 관계자와 시장 관계자 사이에 오가는 질의응답(Q&A)이다. 투자자를 대변하는 시장의 관심이 무엇인지 드러나고 기업 입장에서 되도록 감추고 싶은 속살도 드러나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자사 홈페이지에 IR 자료와 음성파일을 올릴 때 Q&A 부분만 제외하는 기업이 적지 않다. THE CFO가 IR의 백미 Q&A를 살펴본다.
신한금융그룹 2024년 1분기 실적발표 주요 관심사는 은행의 자산성장과 글로벌사업 성과였다. 지난해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신한금융은 올해 실적 반등에 성공하며 리딩금융을 재탈환했다. 그 배경으로 꼽히는 두 사업영역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신한금융은 올해 신한은행의 영업력 극대화 전략에 따른 자산성장과 수익성 제고, 글로벌사업에서의 이익창충력 상승세에 힘입어 실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비은행 주요 계열사들도 큰 리스크 없이 무난하게 비이장익을 창출하면서 포트폴리오 효과를 내고 있다.
다만 올해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발 위기감은 여전하다. 또 홍콩 H지수 ELS 이슈에 따른 리스크 우려도 남아있다. 신한금융은 전체 익스포져와 리스크 등을 고려할 때 큰 우려는 없다는 입장을 기업설명회(IR) 내내 시장에 피력했다. 홍콩 ELS 관련해서도 일회성 요인으로 향후 누적되는 데미지가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리딩금융 신한' 만든 리딩뱅크의 자산성장
지난 26일 신한금융은 2024년 1분기 경영실적 발표 IR을 주최했다. IR에는 천상영 신한금융지주 재무담당 부문장(CFO)을 중심으로 고석헌 부문장(CSO), 방동권 파트장(CRO), 박철우 파트장(IR팀) 등이 참석했다. 이외 김기흥 신한은행 부행장(CFO), 최재훈 신한카드 부사장(CFO), 이희동 신한증권 그룹장(CFO), 박경원 신한라이프 그룹장(CFO) 등 계열사 재무임원들이 총출동했다.
IR 분위기는 차분한 가운데 긍정적인 면이 많았다. 신한금융이 호실적을 달성하며 리딩금융을 탈환한 가운데 열린 IR인 만큼 분위기가 화기애애했다. IR에 참여한 애널리스트들은 호실적 배경에 대한 질문을 주로 던지는 등 시장의 관심사 대부분 긍정적인 이슈였다. IR을 주재하는 임원들도 큰 부담감 없이 답변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 애널리스트는 “신한은행의 실적 성장세가 눈에 띄는데 그 중 대환대출 플랫폼에서 전세 및 주담대 대출 확대에서 신한은행이 타사 대비 성장세가 높은데 마진에 얼만큼 영향을 미치는지 설명 부탁드린다”고 물었다.
김기흥 신한은행 부행장은 “주담대와 전세대 등에서 상반기 타사 대비 성과가 큰 것은 고객기반 확보를 위한 가계대출 확대에 노력한 결과”라며 “다만 전체 대출자산 증가세에 비해 비중이 크지 않아 마진에 미치는 영향은 높지 않은 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애널리스트는 “대출성장률 등 연간 성장전략과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를 언급하셨는데 올해 NIM 전망에 대해 설명해 달라”고 질문했다.
김 부행장은 “상반기 자산성장 후 하반기 수익성과 건전성을 고려하는 균형 있는 성장을 추구할 것”이라며 “전체 성장 규모는 자본관리 수준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1분기 전체 NIM이 2bp 상승했는데 유동성예금 증가에 기인하고 정책성 고금리 상품 만기 도래 효과였다”며 “2분기에 대출경쟁 감안시 NIM이 소폭 하락할 수 있어 상반기 전년 수준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고, 하반기 시장금리 하락이 예상돼 연간 소폭 하락할 수 있으나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이번 호실적의 또 다른 원동력 중 하나인 글로벌사업에 대한 질문도 쏟아졌다. 한 애널리스트는 “글로벌사업 손익 관련해 전년 동기 대비 많이 상했는데 어떤 부분에서 성장이 나타나고 있는지 간단히 설명 부탁하다”고 말했다.
천 부문장은 “신한금융이 글로벌 업력과 다양한 분야에서 경쟁사 대비 앞서 있는데 이번에 이자이익에서 경상적인 성장세가 강했다”며 “또 선제적 리스크관리를 통해 과거에 쌓았던 런던과 뉴욕, 홍콩 네트워크의 충당금 중 일부가 환입된 효과도 있었다”고 밝혔다.
탄탄한 실적 기반에 따라 신한금융은 이번 IR에서 대대적인 주주환원정책을 발표했다. 시장에서 이에 대한 관심이 컸다. 한 애널리스트는 "자사주 매입을 신탁계약으로 6개월간 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가”라고 물었다.
천 부문장은 “분기 균등배당, 전년 수준 이상의 자사주 소각을 통해 지속적인 주주환원율 제고할 것”이라며 “자사주 취득의 유연성 확보하고 자본비율이 안정적으로 관리 된 상황에서 주주환원에 대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3분기까지 자사주 취득이 완료되면 전년도 연간 취득액과 비슷해진다”며 “4분기 경상 체력이 1조5000억원 정도로 예상하고 있는데 현재 기초체력과 자본비율 관리 역량을 감안하면 4분기에도 상당 규모 자사주 매입을 고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자본배분 관련해 성장에 60%, 주주환원에 40% 원칙은 이전과 동일하다”며 “국내 금융그룹 저평가 되고 있는데 적정 밸류에이션까지 고려하면 최소한 PBR 0.8배 이상 가야한다고 보고 있고, 단기적으로 0.6까지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PF·홍콩H ELS' 리스크 관련 질문들
이날 IR에서 또 다른 관심사는 홍콩H 지수 ELS 이슈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이었다. 시장에선 신한금융이 보유한 실제 리스크와 대응 전략 등에 대한 궁금증이 컸다.
한 애널리스트는 “신탁사들 관련 부동산 PF의 직간접 익스포져와 충당금 적립 현황을 말씀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천 부문장은 “ELT 외 부동산PF 및 해외대체투자 관련 1400억원의 충당금을 추가 적립했다”며 “신한자산신탁 계정 계는 3100억이며 871억원(8% 수준)의 충당금을 1분기 선제적으로 적립했고, 2분기 전수 조사를 통해 손실을 흡수할 수 있는 충분한 충당금을 적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애널리스트는 “1분기 대손비용율이 개선됐는데 경상적인 기준으로 추가적인 개선이 이뤄질 것인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천 부문장은 “24년 1분기 경상 대손비용율은 30bp 수준으로 지난해 1분기(29bp)와 비교하면 약간 높다”며 “현재 매크로 상황을 고려하면 건전성은 추가적인 악화를 고려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대손비용이 조금 더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부적으로 연간 대손비용율이 명목 57bp, 경상 38bp 수준이었는데, 손실흡수능력을 감안하면 45bp이내에서 관리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며 “건전성 악화에 대해 경계심을 갖고 충당금을 추가적으로 쌓아 손실흡수능력을 보강하겠다”고 말했다.
홍콩H지수 ELS 관련 리스크 수준에 대한 질문도 눈에 띄였다. 한 애널리스트는 “홍콩 H지수 ELS 배상액이 어느정도 반영됐나”라고 질문했다.
김 부행장은 “ELS 배상액은 전체 약 2조4000억원 판매액에 대해 3월말 H지수를 기준으로 영업외비용을 감안해 적립했다”며 “현재 지수 고려시 향후 결산에 미칠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어 추가적인 충당금 이슈는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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