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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화물 M&A 후보군 분석

소시어스, '항공 물류 전문' 에어인천과 구사할 전략은

④'한화엔진 딜' 인연 깊은 인화정공 SI로 확보…추가 SI·FI 유치 '관건'

남준우 기자  2024-03-04 14:26:20

편집자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위한 필수 관문인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전이 서막을 올렸다.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항공 사업자들이 인수전에 참여한다. 인수에 성공하면 국내 수위의 항공 화물사업자로 발돋움 할 수 있다. 더벨에서 인수 후보자 각각이 지니고 있는 특징들을 세부적으로 살펴본다.
이번 인수전 후보자 가운데 유일한 항공 물류 전문 기업인 에어인천은 사모펀드(PE)인 소시어스와 함께한다. 소시어스와 한화엔진(옛 HSD엔진) 인수·매각 과정에서 인연을 맺은 인화정공이 에어인천의 대주주인 만큼 일단 전략적투자자(SI)로 확보했다.

인화정공은 최근 한화엔진 매각 대금을 수령했다. 잔여 지분도 현금화가 가능한 만큼 실탄은 어느 정도 마련했다. 이외에도 추가적인 SI와 재무적투자자(FI)들의 참여를 유도해 실탄을 확보할 계획이다. 다만 매각가가 시장 예상보다 높아지면 인수가 힘들 수도 있다.

◇'한화엔진 M&A 인연' 인화정공, 소시어스와 에어인천 인수

2012년 1월 설립된 에어인천은 이번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 후보자 가운데 유일하게 항공 물류 사업을 전문적으로 영위하는 곳이다. 국내만 놓고 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부 등과 함께 몇 안되는 사업자다.

최대 23톤(t)의 물량을 탑재할 수 있는 보잉737-800SF 기종 4대를 운영 중이다. 2020년 코로나19 이후 항공 물류 호황에 힘입어 최근 실적은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2022년에는 매출 1079억원과 영업이익 190억원을 기록했다.

이번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전은 'PE 열전'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제주항공을 제외하면 모두 PE들이 뒤에서 지원사격을 해주고 있다. 에어인천 역시 소시어스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인 '소시어스에비에이션'이 지분 51%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다.

소시어스는 2022년 11월경 에어인천 최대주주인 박용광 창업자의 지분 88.9% 중 51%를 약 750억원에 인수하기 위한 본계약을 체결했다. 이전에 한화엔진 인수와 매각 과정에서 연을 맺었던 인화정공의 도움을 받았다.

인화정공은 당시 소시어스가 조성한 36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 펀드(소시어스 제5호 기업재무안정 사모투자합자회사) 출자금 가운데 355억원을 한화엔진을 통해 지원했다. 나머지 금액은 인수금융 투자자들로 채웠다.

한화엔진은 작년 7월 6일 프로젝트 펀드가 소시어스에비에이션을 통해 보유 있는 에어인천 전량에 대한 우선매수권을 인화정공에게 이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인화정공→프로젝트 펀드→소시어스에비에이션→에어인천'의 지분 구조가 만들어졌다.

에어인천 지분도

◇화물사업부 '수익가치' 2000억~2500억 예상

이번 인수전에서 인화정공은 사실상 소시어스와 에어인천의 주요 SI로 활약할 가능성이 높다. 일단 인화정공의 자금력은 부족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7일 한화엔진을 한화임펙트에 완전히 넘겼다. 최근 매각 대금(약 1370억원)이 납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아직 보유하고 있는 한화엔진의 주식도 향후 현금화가 가능하다. 인화정공은 한화엔진 지분 매각 후에도 여전히 9.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주가와 매각 대금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최소 2000억원 이상의 실탄을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소시어스는 인화정공 외에 다양한 FI들과 합종연횡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관건은 매각가다. 현재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 가격은 약 5000억원 대로 거론되고 있다. 다만 시장에서 눈높이를 이보다 훨씬 낮춰야 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는 작년에 약 7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여기서 이번 매각에 포함되지 않는 여객기 밸리 카고(Valley Cargo) 물량을 제외하면 약 400억~500억원의 영업이익이 추정된다.

작년 3월 아폴로캐피탈이 글로벌 항공사 아틀라스 화물 부분을 인수하면 적용한 상각적영업이익(EBITDA) 멀티플은 약 5배다. 이를 적용하면 실제 아시아나항공의 수익가치는 2000억~2500억원 수준이다. 자산가치도 약 3000억~3600억원 대로 알려졌다. 화물 항공기 11대의 리스 부채, 매출채권 등을 종합한 숫자다.

통상적으로 M&A 기업의 가치를 산정할 때는 미래 영업실적을 현재가치로 할인한 수익가치와 최근 재무상태표의 순자산에서 조정항목을 가감한 자산가치를 가중평균한다. 시장에서는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의 수익가치와 자산가치를 가중평균하면 대략 2000억원대의 몸값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 시장 관계자는 "에어인천의 경우 인화정공의 참여와 더불어 다양한 FI들과의 합종연횡 방식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에서 얘기하고 있는 매각가로 매물이 나온다면 인수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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