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만도가 올해보다 내년의 매출 성장률을 훨씬 더 높이 제시했다. 최근 급증한 자동차부품 수주 규모가 매출로 반영되는 시기를 계산해 내년부터 본격적인 고성장이 가능하다고 분석한 것으로 보인다.
HL만도는 2023년 연결기준 매출 8조3931억원, 영업이익 2793억원을 거뒀다고 5일 밝혔다. 전년과 비교해 매출은 11.7%, 영업이익은 3.3% 증가한 것이다.
매출의 경우 2021년부터 3년 연속으로 신기록을 썼다. 현대차그룹을 비롯한 주요 고객사의 자동차 생산량이 증가한 데 수혜를 본 것으로 풀이된다. 결과적으로 2023년 매출 가이던스 8조4844억원에 사실상 부합하는 성적표를 받았다. 가이던스와 실제 매출의 오차가 약 1.1%에 그쳤다.
신규 수주에 관해서는 예상을 훨씬 웃도는 결과가 나타났다. HL만도는 당초 2023년 14조4000억원 규모의 수주를 전망했으나 실제로는 16조6000억원 규모를 따냈다. 이전까지의 수주와 비교하면 2023년의 성과가 더 뚜렷하다. HL만도는 2021년과 2022년 각각 11조원 규모를 수주했다.
어떤 부품을 얼마나 수주했는지는 영업비밀상 공개되지 않았지만 현대차그룹 이외의 고객사를 상당히 확보한 것으로 풀이된다. HL만도는 먼저 현대차그룹의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에 관한 부품 공급을 확정지었고 비 현대차그룹 고객사에서도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관련 일감을 수주했다고 설명했다.
2023년 이뤄진 대규모 수주는 앞으로 시일을 두고 순차적으로 매출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HL만도는 올해 매출 가이던스로 8조7200억원을 제시했다. 2023년 매출에 비하면 약 3.9% 성장하는 수준이다.
그러나 회사는 2025년에는 훨씬 더 큰 폭의 매출 증가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매출 가이던스와 별도로 2023~2025년 연평균 성장률(CAGR) 7.8%를 전망했다. 2023년 매출에 연평균 성장률 전망치를 더해 계산하면 HL만도는 2025년 9조원 중후반대 매출 달성을 예상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HL만도는 IR자료를 통해 "2024년 해외 매출 성장 모멘텀이 지속된다"며 "수주잔고를 기반으로 2025년부터 급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같은 성장은 북미와 중국을 중심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HL만도는 지역별 2023~2025년 연평균 성장률을 북미 18.0%, 중국 12.3%, 기타지역 8.2% 등으로 잡아놨다.
가장 높은 성장률이 책정된 북미 지역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계기로 현대차그룹을 비롯한 주요 자동차기업들의 전기차 관련 투자가 확대되는 중이다. HL만도의 사업기회도 함께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 비중이 작은 중국에서 견조한 성장을 예상한 것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다만 국내 매출은 2023~2025년 연평균 2% 역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