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뱅크 본격적인 부실채권 상각에 나섰다. 올해 1~3분기 동안 상각한 부실채권 규모만 약 1000억원이다. 늘어나는 중·저신용자 신용대출에 맞춰 치솟는 연체율을 완화하려는 목적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인 토스뱅크는 포용금융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기존 금융권에서 소외됐던 중·저신용자의 금융 선택권을 늘리는 것이 출범 취지 중 하나다. 다만 중저신용자 고객을 늘리면 여신 건전성 압박이 커진다는 문제가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토스뱅크의 올 3분기 누적 부실채권 대손상각 규모는 97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1분기 7억원, 2분기 446억원, 3분기 524억원으로 매 분기 상각 규모가 늘었다.
대손상각은 은행이 부실채권을 정리하는 가장 빠르고 편한 방법 중 하나다. 부실 위험이 높은 채권을 회계상 손실로 처리, 부실채권이 더이상 자산으로 인식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대손상각 처리를 하면 수익성은 떨어질 수 있지만 연체율 개선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부실화 된 자산을 사전에 처리해 향후 예상치 못한 손실을 방어하려는 목적도 있다.
출범 3년차인 토스뱅크도 올해부터 부실채권 상각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이전에는 부실채권을 상각하지 않았으나 올 들어 부실채권을 관리조직을 만들고 건전성 관리에 나선 것이다.
이유는 연체율 상승에서 찾을 수 있다. 토스뱅크는 인터넷전문은행 3사(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 중 가장 높은 수준의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 목표를 갖고 있다. 중·저신용자 대출을 늘릴 수록 여신 포트폴리오 내 부실화 규모가 커져 연체율이 크게 상승했다.
연체율은 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자산 중 가장 중요한 대출채권의 질적 수준을 평가하는 지표다. 통상 3개월 이상 원금과 이자가 연체된 대출채권이 전체 대출자산 중에서 어느 정도인지를 나타낸다. 연체상태인 대출채권이 늘어날 수록 은행의 자산건전성은 악화된다.
토스뱅크의 연체율은 올 들어 1%대를 넘었다. 지난해 3분기 0.3%이던 연체율이 다음 분기에 0.72%로 상승한 뒤 올 1분기 1.32%를 기록했다. 지난 2분기에는 1.56%로 치솟았다. 이는 타행 대비 높은 수준으로 은행권의 지난해 가계대출 연체율 평균은 0.2%에 그친다.
중·저신용자 신용대출에 비례해 상승한 것으로, 토스뱅크의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은 인터넷은행 3사 중 가장 높다. 올 3분기 말 토스뱅크의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은 34.46%으로 카카오뱅크(28.7%), 케이뱅크(26.5%) 보다 6~8%포인트 가량 많다. 연말 목표치도 44%로 카카오뱅크(30%), 케이뱅크(32%) 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은 편이다.
다행히 연체율은 올 3분기 1.18%로 전 분기 대비 0.38%포인트 하락했다. 토스뱅크가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전 분기 대비 4.04%포인트 줄이고 524억원 규모의 부실채권을 상각한 영향이다. 상각 외 148억원 규모의 부실채권 매각이 진행된 영향도 있다.
당분간 토스뱅크의 부실채권 상각 규모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연체율 개선이 필요한 탓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상각뿐 아니라 부실채권의 매각도 같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