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장사는 공개하는 재무정보가 제한적임에도 필요로 하는 곳은 있다. 고객사나 협력사, 금융기관 등 이해관계자들이 거래를 위한 참고지표로 삼는다. 숨은 원석을 찾아 투자하려는 기관투자가에겐 필수적이다. THE CFO가 주요 비상장사의 재무현황을 조명한다.
토스뱅크의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이 다시 30%대로 회귀했다. 연말 목표치로 설정한 44%를 넘기지 않고, 올 6월 말부터 매 분기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을 줄였다.
부실채권의 압력을 이기지 못했다. 중저신용자는 신용평점 하위 50% 차주를 말하는데, 이들에 대한 대출을 확대할 수록 여신 포트폴리오의 건전성 문제가 불거지는 탓이다.
토스뱅크의 올 9월 말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은 34.46%로 전 분기(38.50%) 대비 4.04%포인트 줄었다. 지난해 말(40.37%) 대비로는 5.91%포인트 감소했다. 토스뱅크가 세운 올 목표치(44%)뿐만 아니라, 지난해 말 목표치인 42%도 달성하지 못한 셈이다.
이는 토스뱅크가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불이익을 감수한 행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 계획을 이행하지 못할 시 금융당국에 신사업 인허가 등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44%는 토스뱅크가 자체적으로 세운 목표치이고, 금융당국이 계획한 인터넷전문은행의 연말 목표치는 30%대로 알려진다.
무엇이 토스뱅크의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을 줄이도록 한 것일까. 여신 포트폴리오를 뜯어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보유 자산 내 부실채권이 빠르게 늘어난 것이다.
은행은 여신을 자산건전성에 따라 총 5단계로 나눈다. △정상(normal)△요주의(precautionary)△고정(substandard)△회수의문(doubtful)△추정손실(estimated loss) 이다. 이 중 정상·요주의를 정상채권, 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을 부실채권으로 본다.
부실채권은 고정이하여신으로도 불리는데, 이 여신은 연체기간이 3개월 이상인 대출을 말한다. 쉽게 설명하면 은행에 떼일 가능성이 높은 대출이 많아졌다는 의미다.
'고정'은 차주의 신용상태가 악화돼 회수에 상당한 위험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여신으로 회수의문 및 추정손실 중 회상예상가액을 포함한다. '회수의문'은 연체 기간이 3개월 이상 1년 미만으로, 차주의 채무상환능력이 현저히 나빠져 앞으로 회수에 심각한 위험이 발생할 수 있는 여신을 말한다. '추정손실'은 연체 기간이 1년 이상으로, 차주의 상환능력이 심각하게 나빠져 사실상 손실처리가 불가피한 여신을 의미한다.
토스뱅크의 경우 부실채권으로 분류되는 회수의문이 빠르게 늘어났다. 지난해 6월 말 14억3300만원이던 회수의문은 올 6월 말 864억300만원으로 증가했다. 1년 만에 5929.51% 늘어난 셈이다. 사실상 손실처리를 해야 하는 추정손실도 지난해 6월 말 39억8700만원에서 1년 만에 908.60% 증가한 402억1300만원을 기록했다. 전체 여신이 같은 기간 동안 133.95% 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부실채권의 증가 속도가 확실히 체감된다.
문제는 부실채권 규모가 늘어날 수록 쌓아야 하는 충당금 규모도 커진다는 것이다. 은행업감독규정에 따라 여신 건전성 분류에 맞춰 충당금을 쌓아야 하기 때문이다. 충당금이란 손실을 대비해 쌓아두는 돈으로, 은행은 이를 손실로 인식하고 비용으로 처리한다.
은행업감독규정에 따르면 은행은 △정상 분류 자산의 100분의 0.85 이상 △요주의 분류 자산의 100분의 7 이상 △고정 분류 자산의 100분의 20 이상 △회수의문 분류 자산의 100분의 50 이상 △추정손실 분류 자산의 100분의 100을 대손준비금으로 적립한다.
토스뱅크의 충당금 규모는 부실채권 증가 속도에 맞춰 매 분기 늘어나고 있다. 올 6월 말 대손충당금적립잔액은 2882억1700만원으로 전년 동기(684억9300만원) 대비 320.79%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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