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사 인텍플러스가 상장 후 처음으로 전환사채(CB)를 발행하며 콜옵션(매도청구권)을 확보했다. 창업주가 후배들에게 지분을 증여하며 '착한 승계'가 이뤄진 사례로 주목을 받았다.
다만 대주주측의 지분율이 낮고 주식 유동 비율이 높은 점은 경영 리스크 중 하나로 꼽힌다. 이에 따라 향후 대주주 측이 콜옵션 행사를 통해 지배력에 안전판을 대는 방향이 점쳐진다.
최근 인텍플러스는 4회차 CB 발행을 통해 200억원 규모의 실탄을 확보했다. 2011년 1월 코스닥에 상장한 후 세 차례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했다. 마지막 BW 발행을 한 것은 2013년이며 CB를 발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자본 시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 것은 2018년 50억원 규모 전환우선주 발행을 통한 유상증자를 추진한 이후 약 5년 만이다.
인텍플러스는 4회차 CB의 전환가를 기준 주가에 15%를 할증해 1주당 4만798원으로 정했다. 이번 CB에는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을 초과한 30%로 콜옵션이 설정됐다.
4회차 CB는 회사가 지정하는 매수인 측이 최대 60억원 규모의 콜옵션을 취득할 수 있다. 콜옵션으로 확보 가능한 주식은 전환가액 기준 보통주 14만7066주다. 주가 하락에 따라 전환가액이 전환가의 90%인 3만6719원까지 낮아지면 16만3403주까지 취득이 가능하다.
3분기 말 기준 최대주주는 이상윤 대표다. 본인 지분율은 6.84%에 불과하지만 공동 경영진이자 특수관계자인 최이배 사장(지분율 6.52%), 김재호 부사장(지분율 2.28%) 지분을 합쳐 15.64%의 지분율을 유지하고 있다. 이 대표와 특수관계자들 지분 대부분이 창업주인 임쌍근 전 대표로부터 이전받은 물량이다. 국민연금도 79만181주(6.18%)를 보유한 주요 주주다.
카이스트 연구원 출신인 임 전 대표는 본교 기계공학과 김승우 교수와 함께 회사를 설립했다.ㅜ창업 후 약 4년 뒤인 1999년 카이스트 후배인 이상윤 대표와 최이배 사장을 영입해 사세를 키웠다. 후배들과 함께 회사를 일군만큼 경영권도 자녀가 아닌 후배에게 승계 하는게 옳다는 지론하에 이를 실천한 인물이다. 2015년 현재 경영진에게 지분을 물려주고 경영에서 손을 뗐고 2020년부터는 주주 명부에서도 제외됐다.
이에 따라 현 경영진인 이상윤·최이배·김재호 ‘3인 경영 체제’가 자리 잡았다. 후배들도 창업주의 ‘소유보다 경영’ 철학에 발맞춰 지배력 강화에는 크게 힘을 주지 않았다. 보유 지주식은 그대로인데 임직원 전체에 부여한 주식매수선택권이 신주로 상장되는 이벤트 등에 따라 지분율은 오히려 소폭 낮아졌다.
내부적으로는 안정적인 리더십과 오너십을 구축했지만 외부적으로는 언제든 경영권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3분기 말 기준 소액주주 비율은 65.68%다. 국민연금이 6%대 지분을 들고 있지만 나머지 약 20% 상당의 기타 주주는 공개되지 않았다. 주식 유통 비율은 80%대에 달한다. 현재는 지분을 털고 나간 상황이지만 과거 다올자산운용과 알리안츠글로벌인베스터스자산운용이 6~7%대의 지분을 보유한 적이 있다.
사업이 안정 궤도에 오른 만큼 경영권을 강화하는 것도 인텍플러스의 과제로 떠올랐다. 이에 따라 이번에 발행한 4회차 CB의 콜옵션도 대주주 측이 행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콜옵션은 발행 당시 보유 지분율에 한해 행사할 수 있다. 대주주 측의 지분율이 15%대로 나머지 초과분에 대해서는 인텍플러스가 직접 취득해 소각하거나 임직원들에게 스톡 옵션 개념으로 분배할 가능성도 열려있다.
200억원 규모의 CB가 전부 보통주로 전환된다고 가정을 하고 대주주 측이 15%의 콜옵션을 행사하면 대주주 측의 지분율은 15%대다. 현재 수준의 지분율 희석을 방어할 수 있는 수준이기 때문에 향후 인텍플러스 측은 콜옵션 초과분의 활용법을 놓고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메자닌 투자 업계 관계자는 “콜옵션을 30% 설정해도 대주주 측이 행사할 때는 지분율 수준에서만 가져갈 수 있는 것이다”며 “아직 콜옵션 활용법에 대한 고민을 할 시기는 아니어서 IR 단계에서도 계획을 밝히진 않았지만 결국 코스닥 상장사의 콜옵션은 대주주 측의 자금력이 관건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