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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달전략 분석

광동제약 가용실탄 확대 주춧돌 '금융자산 투자'

②'주식·채권' 운용기조 2020년 채택, 유동성 5년새 '700억→1700억'

박동우 기자  2023-12-07 15:59:00

편집자주

조달은 최고재무책임자(CFO) 업무의 꽃이다. 주주의 지원(자본)이나 양질의 빚(차입)을 얼마나 잘 끌어오느냐에 따라 기업 성장속도가 달라질 수 있다. 특히 결과가 가시적으로 드러난다는 특징이 있다. 최적의 타이밍에 저렴한 비용으로 딜(Deal)을 성사시키는 것이 곧 실력이자 성과다. THE CFO는 우리 기업의 조달 전략과 성과, 이로 인한 사업·재무적 영향을 추적한다.
광동제약은 가용실탄 확대의 주춧돌을 놓기 위해 '금융자산 투자'에 열중했다. 조달한 현금을 토대로 주식과 채권을 사들여 활발하게 되파는 기조를 2020년에 채택했다.

주식·채권을 취득하고 처분한 규모는 2020년 600억원 수준이었으나 지난해 1조3000억원까지 늘었다. 운용기조를 이행하면서 광동제약의 유동성은 5년새 700억원에서 1700억원으로 불어났다.

◇취득·처분규모 2년만에 '600억→1조3000억'

광동제약이 올해 9월 말 별도기준으로 보유한 유동성은 1703억원이다. 2018년 말 701억원과 견줘보면 5년 만에 유동성이 2배 넘게 늘었다. 현금성자산이 514억원으로 전체의 30.2%를 차지했고 단기금융상품과 단기투자자산이 나머지 69.8%를 구성했다.


그동안 가용실탄이 불어난 건 주식·채권 투자에 적극 임한 기조와 맞물렸다. 단기투자자산은 2019년 말 6억원에 불과했으나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자본시장에 유동성이 몰리기 시작한 2020년 말에 347억원까지 불어났다. 2022년 말에는 714억원으로 집계됐다.

장기투자자산 역시 주가 상승 국면을 노려 매각하기도 했다. 광동제약은 2021년 세아제강, 세아제강지주, 세아홀딩스, SGC에너지 등의 주식을 모두 처분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2002년과 2003년에 처음 투자한 종목으로 20년 만의 엑시트(자금 회수)였다.

주식·채권을 사들이고 되파는 노력과 맞물려 당기손익-공정가치 측정 금융자산(FVPL) 취득·처분 금액이 매년 많아졌다. 2020년 574억원, 2021년 8958억원, 2022년 1조3244억원으로 계속 불어나는 양상을 보였다.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 측정 금융자산(FVOCI)의 매입·매각 규모 역시 2020년 85억원, 2021년 87억원, 2022년 111억원 등으로 확대됐다.


◇올해 재무정책 방점 '안전자산 중시'

금융자산 투자전략 이행의 근간을 다진 인물은 설상현 재무기획실장(상무)이다. 설 상무는 최고재무책임자(CFO) 역할을 수행하는 인물로 2003년에 입사하면서 광동제약과 연을 맺었다. 회계팀장을 거쳐 2019년 재무기획실장 직책에 올랐다.


올들어 광동제약은 재무정책의 방점을 '안전자산 중시'에 찍었다. 올해 3분기 말에는 단기투자자산이 304억원으로 9개월새 410억원(57.4%) 줄었다. 대신 단기금융상품이 같은 기간 78억원에서 885억원으로 11배 급증한 대목이 방증한다.

유동성 구성이 달라진 건 증시 변동성이 커진 흐름과 맞닿아 있다. 단기금융상품에는 △양도성예금증서(CD) △정기 예·적금 △머니마켓펀드(MMF) 등이 속한다. 기대수익률은 상대적으로 낮으나 원금 보전 가능성이 뚜렷해 안전자산으로 분류된다. 투자에 따른 손실 위험을 회피하겠다는 취지가 광동제약 재무정책에 반영됐다.

자연스레 여윳돈을 활용해 주식에 투자하는데 신중하게 접근하는 기조로 이어졌다. 그 결과 지분상품(주식) 거래가 반영되는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 측정 금융자산 취득·처분액이 올해 3분기 누적 16억원에 그쳤다. 작년 같은 기간에 집계한 111억원과 견줘보면 거래 규모가 85.6% 급감했다.

채권 매입·매도가 반영된 당기손익-공정가치 측정 금융자산 거래액은 2023년 1~9월 543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동기 9900억원과 비교해 45.2% 적은 규모다. 감소 비율이 주식에 비해 낮은 편이다. 원금과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채권의 안정성을 감안해 투자 방침을 설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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