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리테일의 곳간지기가 약 3년만에 교체된다. 증권맨 출신 김원식 전무가 물러나고 20년 넘게 재무부문 전문성을 길러온 강윤석 전무
(사진)가 새 CFO로 내정됐다. 수익성 개선에 나서겠다는 의지가 담긴 인사로 풀이된다.
GS그룹은 29일 단행한 2024년도 임원인사에서 강윤석 GS EPS 경영관리부문장 상무를 GS리테일 경영지원본부장으로 발탁했다. 강 상무는 보직 이동과 함께 전무로 승진했다. 2021년 7월부터 GS리테일 곳간을 책임진 김원식 전무의 후임이다.
김 전무는 고려대학교를 졸업하고 1989년 LG투자증권에 입사했다. 허태수 회장과 고려대 동문이자 LG투자증권에서 10년 이상 함께 일한 최측근으로 꼽힌다. 2006년 GS홈쇼핑에 입사해 전략기획팀, 투자전략 담당 등을 거치며 기획·투자 부문 역량을 발휘했다.
투자와 해외사업 관련 성과를 인정받아 2019년 GS홈쇼핑 CFO 자리에 올랐고, 2021년 홈쇼핑과 리테일이 합병하면서 GS리테일 CFO를 맡게 됐다. 김 전무가 곳간을 쥔 후 GS리테일은 요기요를 비롯해 펫프렌즈, 팀프레시, 카카오모빌리티 등에 투자를 단행했다.
후임자인 강 전무는 1969년생으로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94년 LG건설에 입사해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LG그룹 구조조정 본부, GS 재무팀을 거쳐 파르나스 재경부문장, GS건설 자금팀장, GS EPS 경영지원부문장을 역임한 재무 전문가다.
특히 2019년부터 친환경 에너지 발전사 GS EPS 경영지원부문장을 맡으면서 낸 성과가 두드러진다. 당시 GS EPS는 바이오매스 신사업 추진과 이에 따른 대규모 시설 투자 등으로 재무 부담이 가중된 상태였다.
강 전무 취임 전 160%를 넘어섰던 GS EPS의 부채비율은 올해 3분기말 기준 85%로 하락했다. 4년 만에 영업이익률을 12%에서 26%로 개선시키고, 순차입금은 1조589억원에서 5080억원으로 줄이는 성과를 냈다.
GS그룹은 이러한 강 전무의 성과를 높게 평가하고 이러한 효율화 작업이 GS리테일에도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GS리테일은 현재 활발하게 진행해 오던 스타트업 및 신사업 투자를 잠시 중단하고 포트폴리오 재편을 진행 중이다.
수백억원을 투입한 신사업 부문과 자회사들의 영업 적자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허연수 GS리테일 대표는 올해 초 주주총회에서 기존 사업과 시너지가 낮은 사업을 정리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후 자회사들에 경영 개선 조치를 시행하고 온라인몰인 GS프레시몰을 철수하는 등 수익성 위주 사업전략을 펼치고 있다. GS EPS에서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성공적으로 해낸 강 전무는 이를 이끌 적임자라는 평가다.
GS리테일 관계자는 "GS리테일은 온오프라인 거대 커머스 기업들과 치열한 생존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이번 GS그룹의 임원 인사에는 사업환경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상황에서 조직 전반에 걸쳐 변화와 쇄신을 이뤄야 한다는 허태수 회장의 뜻이 담겨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