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숨가쁘게 자금조달을 하고 있는 CJ CGV가 오는 12월 공모 회사채 수요예측을 진행할 예정이다. CJ CGV가 2020년 12월 공모채 조달을 진행할 때보다는 상황이 다소 나아졌다. 당시 신용등급과 전망은 'A-, 부정적'이었으나 현재는 'A-, 안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나마 CJ CGV는 KDB산업은행이 발행 물량 절반을 가져가기로 하면서 대표 주관사단의 부담을 덜었다. 또한 희망 금리밴드를 7.0~7.2%로 제시하고 '월 이자 지급' 조건을 더해 리테일 투자자들을 겨냥한다는 방침이다. 대규모 미매각을 막기 위해 최대한 시장친화적으로 구조를 짠 것이다.
◇ 주관사단만 6곳까지 확대…2020년 미매각 악몽 지우나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CJ CGV는 다음달 15일 2년 만기 공모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수요예측은 다음달 6일이다. 발행규모는 2000억원이며 증액발행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 발행 일정은 2020년 12월 발행한 회사채(2000억원) 차환에 맞춘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 공모채 발행을 위한 대표 주관사단에는 NH투자증권, KB증권, 신한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 등 6곳을 선정했다. 주관사단을 대형화하면서 미매각에 대비했다. 당초 5곳을 선정했으나 미매각 우려로 인해 키움증권을 막판에 포함시켰다.
대신 KDB산업은행이 인수단으로 참여하면서 안전판을 마련했다. 총 발행물량의 50%인 1000억원을 KDB산업은행이 가져가기로 했다. 당초 70%인 1400억원 규모를 가져가기로 했으나 인수물량이 다소 줄었다. 대표 주관사들은 남은 1000억원을 나눠서 인수하기로 했다.
현재 CJ CGV의 신용등급과 전망은 신용평가사 3사 모두 'A-, 안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영화관 업황 악화로 등급전망이 '부정적'이었으나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영화 관람수요 회복으로 매출과 영업현금흐름이 개선되면서 등급전망도 바뀌었다. 즉 2020년 12월 공모채 발행 당시보다는 상황이 나아졌다.
◇ 7%대 금리 제시, 이자도 매월 지급…공모채 비수기 노린다 이번 회사채 흥행을 위해 대표 주관사단은 각별히 공모 구조에 신경을 썼다. 이번 공모 희망금리밴드는 7.0~7.2%로 제시하기로 했다. 지난 2020년 12월 발행 당시 금리밴드는 3.3~3.8%로 제시했고 당시 2000억 모집에 10억원의 유효수요만 들어오면서 대규모 미매각이 났다. 당시 금리는 3.8%에서 결정됐다.
CJ CGV 입장에서는 과거 대비 이자 부담이 커졌으나 투자자 입장에서는 금리 메리트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나이스 P&I에 따르면 현재 CJ CGV의 채권내재등급(BIR)은 실제 등급보다 한 노치 낮은 BBB+다. BIR은 발행사의 신용상태를 유통시장 수익률과 스프레드를 기반으로 본다.
사실상 시장에서 BBB+급으로 평가받고 있는만큼 금리 메리트를 높인 것이다. 현재 CJ CGV 2년물의 경우 6.568%로 집계됐다. 이를 감안하면 금리밴드 수준은 높게 책정됐다고 볼 수 있다. 최근 시장금리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흥행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또한 이번 공모채는 '월 이자 지급' 조건을 포함시키면서 리테일 친화적으로 구조를 짰다. 사실상 12월은 기관투자자들의 북클로징 시기인만큼 수요예측에 참여시키기 어렵다. 이 때문에 결국 CJ CGV 공모채 투자자는 주요 금융기관의 리테일 채널이 될 수 밖에 없다.
실제 올해 월 이자 지급 조건을 포함한 채권이 다수 나오기도 했다. 우리금융지주 신종자본증권(2023년 2월 발행), 대구은행 신종자본증권(2023년 2월), 롯데손해보험 신종자본증권(2023년 12월) 등이 있었다. 일반 회사채 중에서는 삼척블루파워(2023년 9월) 정도가 월 이자 지급 조건을 달면서 리테일에서 인기를 끌었다.
IB업계 관계자는 "최근 시장 금리가 안정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CJ CGV의 절대금리 수준이 높아 금리메리트가 있다"며 "월 지급 조건도 포함했다는 점도 주목할만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