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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등급 분석

'톱티어' 현대글로비스, 2.5조 투자로 '최초 S' 겨냥

환경 등급 높아지며 실질 최고등급 A+ 도달… 친환경선 투자로 평가 추가개선 기대

강용규 기자  2023-10-30 15:54:40
현대글로비스가 국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기관으로부터 국내 최고의 ESG 경영역량을 보유한 기업 중 하나로 인정받았다. 그간의 환경 분야의 역량 강화 노력이 빛을 보며 등급의 상승까지 이어졌다.

현대글로비스는 환경 분야 평가가 더 좋아질 여지도 있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해상 환경규제 강화에 발맞춰 친환경 선박 확보를 위한 대규모 투자에 나설 예정이기 때문이다. 만약 현대글로비스의 환경 분야 등급이 한 단계 더 높아진다면 전인미답의 'S'등급을 볼 수 있게 된다.

◇친환경 투자 지속하며 손에 넣은 'A+'

최근 한국ESG기준원(KCGS)은 2023년 ESG 등급 정기공표를 통해 현대글로비스의 ESG 통합 등급을 A+로 책정했다. 분야별로는 환경 A+등급, 사회 A+등급, 지배구조 A등급이다.

KCGS는 최고 S에서 A+→A→B+→B→C를 거쳐 최하 D에 이르는 7단계로 기업의 ESG 역량을 평가한다. 올해 정기공표에서는 1049개 기업 중 791곳이 등급을 받았다. S등급을 받은 기업은 없었고 19개 기업이 받은 A+가 최고점이다. 현대글로비스가 ‘톱티어’로 인정받은 것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지난 3년간(2020~2022) 통합 A등급에 머물러 있었다. 3년 동안 분야별 등급도 환경 A, 사회 A+, 지배구조 A로 동일했다. 올해 환경 분야 등급이 A+로 개선되면서 통합 등급도 함께 상승한 셈이다.

그동안 현대글로비스는 △친환경 자동차운반선 및 전기트럭 도입 △선박 스크러버(황산화물 세정장치) 설치 △일부 육상운송의 연안해송 전환 등 친환경성 강화를 위해 다양한 시도를 지속해 왔다. 이런 노력을 상징하는 것이 바로 이전 4년(2019~2022) 동안 단 한 차례도 줄지 않고 지속 증가한 친환경 투자 및 지출금액이다.

현대글로비스 측은 "온실가스 감축, 오염물질 배출 최소화, 환경 인식 강화의 3대 방침을 수립하고 사업장별로 세부 추진계획을 마련해 시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자료=현대글로비스 2023 지속가능경영보고서)

◇2.5조 투자계획, KCGS의 첫 ‘S’ 이끌어낼까

현대글로비스는 중장기 선대 운영을 안정화하고 국제 환경규제 강화에 대응하기 위해 1만800RT(도요타 구형 코롤라 운송단위)급 LNG 이중연료 추진 자동차운반선(PCTC)을 12척 확보하는 데 2047년 9월까지 2조4922억원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최근 공시했다.

국제해사기구(IMO)는 선박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8년 대비 2030년에 20%(30%까지 노력), 2040년 70%(80%까지 노력), 2050년 100% 감축하는 규제를 준비하고 있다. 이에 발맞춰 석유연료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은 LNG 추진선의 도입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이 계획은 KCGS의 2023년 ESG등급 정기공표와 맞물려 더욱 주목받고 있다. 현대글로비스의 환경 분야 평가를 더욱 높여줄 수도 있는 투자라는 점에서다. 현대글로비스는 이미 환경 분야 등급이 A+다. 이 위에는 S밖에 없다. 다만 지금까지 KCGS는 통합 등급과 분야별 등급을 막론하고 S등급을 부여한 전례가 없다. 현대글로비스는 최초로 S등급에 도전하게 되는 것이다.

투자기간이 2047년까지로 길기는 하지만 이는 용선 기간을 포함한 것이다. 현대글로비스는 2027년 9월에 12척 중 마지막 호선을 인도받는다. 11척은 더욱 앞서 인도받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새 선박의 도입이 ESG 역량 평가에 영향을 미치는 시점은 그다지 멀지 않다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이번 투자는 현대글로비스에 연 평균 2000억원가량의 지출을 장기적으로 요구한다. 다만 현대글로비스가 안게 될 재무적 부담은 그다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5년(2018~2022)동안 현대글로비스는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4897억원에서 1조5588억원까지 크게 늘었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은 94.3%에 불과하며 순차입금비율 -3.6%의 실질적 무차입경영 상태로 채무가 과중한 수준도 아니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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