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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넥신, 우정원 CTO도 떠났다 'R&D 표류' 불가피

파이프라인 도입과 비용절감 동시에? 정상화 위한 '버티기' 국면 돌입 예고

최은수 기자  2023-10-16 14:26:45
제넥신이 닐 워마(Neil warma) 대표에 이어 우정원 바이오연구소장(CTO)까지 사임했다. CEO부터 신약개발 부문을 총괄하는 CTO가 동시에 회사를 떠난 셈이다.

당장 닐 워마 대표로 주도하던 파이프라인 간소화 전략부터 전면 재수정에 들어갈 예정이다. 개발 전략 또한 라이선스 인(L/I) 형태로 변경하며 쇄신을 선언했다. 그러나 앞서 약 2년 간 CEO를 맡던 닐 대표에 이어 R&D를 총괄하는 CTO 또한 물러났고, 비용 절감과 라이선싱 작업을 동반한다는 점을 볼 때 당분간 R&D 표류는 불가피해졌다.

◇'이사회 유일 10년 이상 근속' R&D 전문가도 상업화 성과 없이 이탈

제넥신이 닐 워마 대표의 사임을 공시한 이달 12일, 우정원 제넥신 바이오연구소장 또한 물러난 것으로 확인된다.

우정원 사장은 제넥신의 R&D 핵심 인력 가운데 한명이다. 1984년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석사 1992년 코넬대학교 미생물학 석사, 1993년 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 박사후과정을 거쳤다. 2013년 제넥신 사업개발 과장으로 합류했으며 2014년 제넥신 임상개발 실장, 2020년 제넥신 생산기술연구소장(부사장)을 역임했다.

우 CTO는 제넥신에서 약 10년 간 R&D를 이끌어왔다. 올해 홍성준 대표가 닐 대표와 각자 대표 체제를 꾸리기 전까지 제넥신 대표(각자 대표)로 재직하기도 했다.

제넥신 창업주 성영철 고문 중심의 리더십 속에서 지속적으로 R&D 출신 인물을 중용해 온 것과 관련이 있다. 우 CTO 이전엔 지희정 사장, 서유석 전 제넥신 유전자연구소부소장(부사장) 모두 R&D 전문가로 꼽힌다. 각자대표 성 회장이 고문으로 물러난 이후에도 마찬가지였는데, R&D 키맨인 우 CTO가 떠나면서 리더십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제넥신 관계자는 "바이오 분야에 전문성을 가지고 있으며 한국에서 사업을 안정적으로 챙길 수 있는 후임 대표를 물색 중"이라고 말했다.

◇파이프라인 쇄신 이후 꺼내든 '도입' 중심 전략 변화? 결론은 '긴축·비용절감'

제넥신은 잦은 대표 변경으로 리더십에 대한 안팎의 우려가 나왔었다. 2021년 9월 성영철·우정원 각자 대표체제에서 성 회장이 물러났는데 작년 3월 닐 워마 대표가 새롭게 우정원 CTO(당시 사업개발실·전략기획실장)와 각자 대표 체제를 꾸렸다. 그런데 올해 1월에는 우 CTO 자리를 홍성준 부사장이 대체하고 닐 워마 대표 또한 사임한 셈이다.

그간 창업주 성 고문에 이어 CEO를 맡은 인물들은 서로 매우 다른 경력과 전공, 배경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우정원 CTO는 R&D 전문가 닐 워마 대표는 MBA, 홍성준 대표 반더빌트 로스쿨 출신이다. 각각 우 CTO는 연구개발(R&D), 닐 워마 전 대표는 사업개발(BD), 홍성준 대표는 재무에 특화된 경력을 보유 중이다.

이 가운데서 사업개발(BD)을 담당하던 닐 워마 대표에 이어 우 CTO도 물러나면서 이 빈자리를 누가 채우게 될 지도 관심이 쏠린다. 제넥신은 그간 우 CTO가 대표를 역임할 때는 기존 파이프라인의 R&D에 집중해 왔는데 닐 워마 대표 체제에선 라이선스 아웃(L/O)에 무게를 둔 경영 전략을 꾸렸다.

앞서 R&D를 비롯해 L/O 단기간에 결론이나 성과를 내기 어려운 영역으로 구분된다. 이를 담당하던 키맨들이 차례로 이탈한 셈이다. 제넥신으로서는 잦은 대표 교체 속에서 다시금 사업 전략의 다변화가 불가피해진 상태다.

현재로선 제넥신은 흔들렸던 방향성을 다잡기 위한 쇄신에 가까워 보인다. 새로운 경영진을 꾸리면서 전면에 내세운 것은 다름아닌 물질발굴 역량 강화와 신규 파이프라인 도입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도입할 파이프라인의 단계 등이 명시되지 않은 점, '긴축' 등을 함께 언급한 점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긴축과 L/I를 병행한다는 것은 볼때 후기 파이프라인을 사올 가능성이 높으며 단기 결과를 내기보다 역시 상업화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후보군에서 택할 여지가 커 보인다.

홍성준 대표는 이와 관련해 "제품 가치를 극대화를 위해 핵심 파이프라인을 통해 글로벌 신약 개발 및 상용화에 집중하고, 동시에 미래성장동력 확보에 매진하고 있다"며 "체계적이고 투명한 경영 시스템을 확립과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한 비용 절감 노력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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