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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부는 기업을, 기업은 기업집단을 이룬다. 기업집단의 규모가 커질수록 영위하는 사업의 영역도 넓어진다. 기업집단 내 계열사들의 관계와 재무적 연관성도 보다 복잡해진다. THE CFO는 기업집단의 지주사를 비롯해 주요 계열사들을 재무적으로 분석하고, 각 기업집단의 재무 키맨들을 조명한다.
LX그룹에서 시가총액 규모가 가장 큰 기업은 어디일까. 대표 자회사인 LX인터내셔널보다 시총이 많은 기업이 있다. LX세미콘이다. 매출과 영업이익 규모도 작지 않아 LX그룹 현재와 미래의 현금흐름을 책임질 회사로 거듭나고 있다.
10월 현재 LX세미콘의 시총은 약 1조3000억원으로 LX인터내셔널(1조원)보다 많다. 자산총계는 LX인터내셔널의 6분의 1 수준인 1조2603억원(2023년 상반기 말 기준)이지만 시가총액은 LX인터내셔널을 상회한다.
LX세미콘은 1999년 설립된 팹리스 기업으로 디지털 패널을 구동하는 핵심부품의 설계 및 제조를 사업으로 영위하는 시스템 반도체 기업이다. 전체 매출의 90% 이상이 디스플레이구동의 핵심 반도체인 디스플레이구동칩(DDI)에서 발생한다. DDI는 전자기기가 소통하는 전기적 신호를 사람의 눈으로 보고 이해할 수 있는 이미지나 동영상으로 바꿔주는 제어장치다.
LX세미콘은 2020년대에 접어들면서 매출과 수익성이 급격히 증가했다. 프리미엄 TV 및 스마트폰 시장이 견조한 수요세를 보이면서 LX세미콘의 DDI 수요도 급격히 늘어났다. 2019년 연결 매출 8671억원을 기록한 LX세미콘은 이듬해 매출 1조1619억원으로 1조원을 돌파하더니 2021년 1조8988억원, 작년 2조199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021년과 작년 예년 대비 상당 부분 늘어났다. 2021년과 작년 LX세미콘은 영업이익으로 각각 3696억원, 310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로는 2021년 19.5%, 작년 14.1%를 기록했다. 2021년 3.9%, 작년 5.1%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LX인터내셔널 대비 월등한 수익성이었다.
올해는 호조세가 꺾여 매출과 영업이익 볼륨이 비교적 작아졌지만 여전히 견조한 성적표다. 올해 상반기 LX세미콘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9759억원, 470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은 약 5%다.
LX세미콘의 진가는 재무구조에서 나온다. 상반기 말 기준 연결 자산총계 1조2603억원 중 약 73%에 해당하는 9168억원이 자기자본이다. 부채비율은 37.5%에 불과하다.
사실상의 무차입 경영이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LX세미콘의 총차입금은 125억원으로 차입금의존도가 1% 수준이다. 반면 보유 현금성 자산은 2826억원으로 약 2700억원의 '순현금' 상태다.
LX세미콘은 LX그룹 지주사인 LX홀딩스가 지분 33.08%를 보유하고 있다. LX홀딩스를 포함해 주주들에게 매년 배당을 지급 중이다. 연결 기준 배당성향은 최근 3개년 간 약 30%를 유지했다. 견조한 실적을 거뒀던 2021년과 작년에는 각각 878억원, 732억원을 배당금으로 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