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증권으로 골머리를 앓던 토스뱅크의 고민이 한시름 덜어진 것으로 보인다. 보유하고 있던 유가증권을 대거 매도하며 평가손실을 줄이는 데 성공했다. 금리 상승세가 안정 국면으로 접어든 점도 영향을 미쳤다. 채권 운용 리스크를 한층 낮췄다는 평가다.
토스뱅크는 출범 이후 원화 채권을 필두로 유가증권 자산을 크게 늘리는 전략을 펼쳤다. 하지만 지난해 금리 변동성이 커지며 평가손실이란 예상치 못한 부메랑을 맞았다.
올해 상반기 기준 토스뱅크의 유가증권 자산은 총 12조7459억원이다. 1년 전(21조653억원)보다 39.4% 줄었다. 유가증권은 원화, 외화, 역외외화, 대여유가증권, 신탁계정유가증권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토스뱅크가 보유하고 있는 유가증권은 대부분 원화 유가증권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국채 9조8487억원, 금융채 2조8480억원, 사채 492억원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1년 전보다 각각 17.3%, 68.2%, 72.3% 줄어든 수치다. 토스뱅크는 지난해 상반기 기준으로 국채 11조9218억원, 금융채 8조9659억원, 사채 1777억원 등을 보유했다.
토스뱅크가 유가증권을 크게 매도한 배경에는 금리 변동에 대한 자산 구조 안전성 강화 목적이 있다. 지난해 금리 상승으로 보유 유가증권의 평가손실이 커졌기 때문이다.
토스뱅크는 2021년 출범 이후 자산 확대를 목적으로 채권 유통 시장에서 공격적인 모습을 보였는데, 중소형 하우스 채권 트레이더들과도 소통하면서 다양한 상품들을 매수했다고 알려진다. 상대적으로 만기가 짧은 AA 등급 이상의 우량채가 주력 상품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금리 상승기를 겪으며 예상과는 다른 그림이 펼쳐졌다. 금리 상승으로 평가손실이란 과제가 생겼다. 채권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토스뱅크의 채권 상품의 이자율은 2~3%대였는데, 금리 변동으로 해당 이자율이 5~6%로 오르며 손실 폭이 커진 것이다.
이는 수치로도 확인할 수 있다. 2022년 상반기 1967억원의 유가증권 보유 평가손실을 봤다. 금리 변동성이 커졌던 3분기에는 전 분기보다 21.2% 늘어난 2385억원의 평가손실을 냈다.
토스뱅크는 운용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유가증권을 대거 매도했다. 2022년 3분기 17조6040억원이던 유가증권 자산을 그해 말 13조114억원으로 대폭 줄였다. 이에 따라 평가손실도 1195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이후 금리 안정기에 접어들면서 평가손실은 올 상반기 823억원으로 감소했다.
토스뱅크에 따르면 이때 매도한 4조원 규모의 유가증권 손실률은 1.6% 정도다. 일회성의 손실비용이 발생했지만, 결과적으로 자산구조 안정성이 강화됐다는 설명이다.
현재 토스뱅크의 유가증권 투자 및 운용은 금리 변동성이 줄어들며 안정화된 상태이다. 평가손실 규모 역시 지속해서 축소되고 있으며, 보유한 유가증권의 40%가량이 2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 국공채로 이른 시일 안에 수익 청산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