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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차기 리더는

'백본경영' 이끌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차상균 후보

서울대 교수, KT 최장수 사외이사 경력…기술창업 경험도

원충희 기자  2023-07-28 15:45:18
KT
KT가 발표한 최고경영자(CEO) 숏리스트 3인 중에 차상균 서울대 교수(사진)는 가장 화제가 된 인물이다. 기업에서 오랜 경력을 쌓은 여타 후보들과 달리 학계 출신으로 분류되고 있기 때문이다. KT의 사외이사를 7년 역임한 터라 아예 연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는 빅데이터연구원 초대 원장, 서울대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 초대 원장을 지내는 등 데이터와 인공지능(AI)에 전문성을 가진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로 통한다. 차 교수는 KT가 국가적 혁신의 백본(backbone·네트워크 중추) 역할을 할 대기업, 일명 '백본경영'에 적합한 소유분산 기업이라 평가하기도 했다.

◇삼성호암상 수상한 데이터베이스 기술 권위자

1958년 부산 출생인 차 교수는 1980년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한 뒤 1982년 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1991년 미국 스탠포드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92년 서울대에 입사한 이후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로서 3세대에 걸쳐 상용화된 인메모리 데이터베이스 기술을 연구했다.

2014년 서울대에서 만들어진 빅데이터연구원 초대 원장을 2019년까지, 그 후 2020~2022년 서울대에서 창설된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 초대 원장을 지냈다. 국내 데이터베이스 분야 최고 석학으로 꼽히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다.

사외이사 경험도 다수 있다. 2019~2020년 신한금융투자(현 신한투자증권)에서, 2020~2021년 아모레퍼시픽이다. KT에서도 2012~2019년 7년간 사외이사를 역임했다. KT 최장수 사외이사 기록이다.

지난해에는 삼성호암 공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하드디스크에 저장하던 데이터를 D램 메모리에 압축, 저장해 실시간 고속으로 처리하는 인메모리 데이터베이스 소프트웨어 'SAP 하나(HANA)'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공로다. 이 기술은 세계 데이터베이스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꿨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부부처와 관련한 각종 보직도 맡았다. 2018~2021년 감사원 정책자문위원으로써 정부부처별 상이한 연구개발비 관리 규정을 하나의 규정으로 통합하는데 앞장서도록 촉구해 과학기술혁신법의 근간을 만드는데 기여했다. 이 밖에도 국무조정실 신산업규제혁신위원회 ICT융합 분과위원장(2016~2019년), 기획재정부 규제검증위원회 민간위원장(2020년), 행정안전부 공공데이터 제공 분쟁조정위원(2015~2019년) 등을 역임했다.

◇KT, 백본경영 적합한 소유분산기업 평가도

창업가로서의 면모도 보인 적 있다. 2000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대용량 메모리 기반의 서버 시스템 기업 '팀(TIM·Transact In Memory)'의 한국 자회사 TIM 시스템을 설립해 최초의 분산 엔터프라이즈 인메모리 데이터베이스 시스템인 SAP HANA를 개발했다. 이 회사는 2005년 세계 1위 비즈니스 소프트웨어 기업인 독일계 SAP에 피인수됐다. 이때 개발된 기술은 현재도 삼성전자, 월마트 등 글로벌 기업이 사용하는 솔루션의 근간이 됐다.

그가 왜 KT CEO 인선에 도전했는지 공식적으로 알려진 바는 없다. 다만 그의 언론 인터뷰나 칼럼 등을 통해 밝힌 생각에서 유추할 만한 키워드가 있다. 국가적 혁신의 백본경영이다. 차 교수는 KT 사외이사를 7년 지낸 경험을 토대로 지배구조와 리더십을 갖춘 소유분산 기업이 백본 역할에 최적이라고 밝혔다.

그런 점에서 KT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KT의 CEO가 연임을 위한 단기성과 목표에서 벗어나도록 하고 내부자의 막힌 시각에서 벗어나 국가와 글로벌 관점에서 혁신적 경영을 할 수 있는 리더를 찾아야 한다는 지론이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CEO 사티아 나델라와 MS가 인수한 링크드인 출신 최고기술책임자(CTO) 스콧이 없었으면 지금의 혁신은 불가능했을 것이라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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