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달성했던 대부분의 기업은 생각처럼 소위 유망 업종이나 첨단산업에 투자한 기업들이 아니었다. 오히려 단일 핵심 사업에 자원을 집중적으로 투자한 기업들이 지속적인 성장을 했다."
박정부 아성다이소 회장(
사진)은 자서전 '천 원을 경영하라'에서 이같이 언급하며 주요 사업 하나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아성다이소는 회사 규모가 커진 현재까지도 이렇다할 신사업을 내놓지 않고 있다. 2001년 기준 매출 204억원에서 2022년 2조9458억원으로 144배 성장하는 동안에도 박리다매 구조의 '다이소' 브랜드 하나에 올인하고 있다.
신사업 자체를 검토하거나 분석하지 않으니 별도의 신사업 추진 조직은 존재하지 않는다. 비슷한 유통업계인 이마트의 경우 신사업 본부가 상위 조직으로 자리하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자연스럽게 회사 내 임원 등 힘의 구도는 다이소 상품본부와 영업본부 등에 집중됐다. 상대적으로 재무조직은 사업을 지원하는 기능에 머물러있다. 현재 재무관리본부 산하에는 회계부와 재무관리부, 자금부로 구성돼 있다.
회계부 아래 재무회계팀, 재무관리부는 관리회계팀과 재무분석팀, 자금부 아래 자금팀이 자리한다. 재무분석팀은 현재 운영하고 있는 다이소의 재무지표 등을 분석하는데, 신사업 수익성 등 그외 사항은 검토하거나 분석하지 않는다.
자금부 자금팀은 물류센터 등 투자건이 있을 경우 자금 수지계획과 차입 등을 조율한다. 여기에 외화 송금 및 관리, 본사 및 매장 통장관리 등 자금 출납을 맡는다.
세무 관련 조직은 별도로 없다. 경영지원본부가 세금 관련 업무를 담당한다. 아직 1조원대의 미처분이익잉여금이나 법인세, 원천세, 부가가치세 등에 대한 과세전 적부심사 등 세무 이슈와 관련해선 중요하게 들여다보지 않는 분위기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연청흠 전무다. 연 전무는 재무관리본부와 인사총무본부를 겸직하고 있다. 상품본부나 영업본부 등 주요 조직은 담당 임원을 1인씩 두고 있는 것과 대조된다.
보통 CFO의 위상이 높은 기업의 경우 사내이사로 이사회에 직접 참여하거나 CFO 명칭을 공식직책으로 사용하고 있다. SK텔레콤처럼 CFO가 이사회에 참여하지 않는 경우에도 재무·회계 분야뿐 아니라 회사의 신사업 등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 깊이 관여하고 있다.
아성다이소의 경우 지난해 3월 초 박 회장이 대표이사에서 물러나면서 공동대표에서 단독대표 체제로 바뀌고, 올해 4월 김기호 신임 대표로 교체되는 과정에서도 CFO의 위상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김 대표가 주로 투자 결정 등을 내리면 CFO는 조달 등 지원 역할에 힘을 쏟는 구조다.
예컨대 부산허브센터 투자건의 경우 총 2500억원을 투입했다. 2018년 2177억원, 2019년 1853억원 등 투자활동 현금흐름이 이뤄졌다. 여기에 연 전무는 유동성 관리 차원에서 보유 현금을 활용해 금융투자수익 등 부가수익을 창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