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부 아성다이소 회장은 자서전에서 현금거래를 원칙으로 한다고 강조했다. 회사 규모가 커지면서 매입채무·매출채권의 금액도 늘어가고 있지만 현금을 중시하는 분위기는 이어지고 있다. 흑자 기조까지 합세하면서 자연스럽게 아성다이소 잉여현금흐름은 코로나19 기간에도 플러스를 보였다.
아성다이소는 매입채무가 매출채권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회사다.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다. 20여년 전인 2002년 기준으론 매입채무과 매출채권 모두 27억원 수준으로 비슷한 규모였다.
하지만 매입채무 증가 속도가 매출채권보다 더 빨라지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외부 업체와 거래시 아성다이소가 상품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외상매입금, 지급어음 등의 채무가 급증한 것이다.
반대로 아성다이소가 외부에 상품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생긴 매출채권은 통제했다. 아성다이소가 국내외 중소제조업체들의 가장 큰 바이어인 만큼 이 같은 채무 구조를 갑의 위치에서 유리하게 정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회사 내 남아있는 현금은 늘어난다. 남에게 줄 돈은 늦게 주고 받을 돈은 빨리받게 됐기 때문이다. 잉여현금흐름은 2020년 2452억원, 2021년 3202억원, 2022년 1201억원 등으로 코로나19 기간에도 플러스 기조를 보였다. 3년 평균 2285억원 수준이다. 아성다이소의 2022년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5030억원에 달한다.
넘쳐나는 현금에 아성다이소는 투자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2017년 말 축구장 20개 크기(연면적 14만㎡)의 부산허브센터 착공에 들어가면서 총 2500억원을 투입했다. 2018년 2177억원, 2019년 1853억원 등 투자활동 현금흐름이 이뤄진 배경이다.
아성다이소는 현재 부산 신항만에 인접한 부산허브센터를 해외 거래처들과의 상품 수입 및 수출 허브로 활용하고 있다. 물동량 처리능력을 늘리면서 전세계 36개국 3600여개의 거래처로부터 수입한 상품을 각 매장으로 공급하는 기간을 기존 4주에서 2주로 절반가량 단축했다. 부산허브센터 운영을 통해 아성다이소는 해외 수출입 규모를 2025년까지 2조원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다.
최근엔 유형자산뿐 아니라 금융자산 단기 투자상품으로 투자 포트폴리오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대신증권과 800억원 규모의 특정금전신탁을 체결해 주식, 채권, 기업어음(CP), 환매조건부채권(RP) 등에 투자하도록 맡겼다. 유동성 관리 차원에서 보유 현금을 활용해 금융투자수익 등 부가수익을 창출하려는 시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