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5000원대 균일가 생활용품을 판매하는 아성다이소의 미처분이익잉여금은 1조원이 넘는다. 매출원가율 60% 안팎을 유지하며 3조원에 육박하는 매출과 2400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한 결과다.
매년 흑자가 거듭되면서 이익이 축적되는 가운데 배당·상여 등으로는 따로 나가지 않으면서 이익잉여금이 1조원대까지 쌓였다. 다만 최근 2대 주주인 일본계 기업이 경영 참여에 적극 나서기 시작하면서 배당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규모의 경제' 매출원가율 통제로 이익 증대 지난해 아성다이소의 매출액은 2조9458억원으로 전년 2조6048억원에서 13% 늘었다. 국내에서 가장 지점이 많은 커피숍 브랜드 스타벅스의 매출액(2조5939억원)을 뛰어넘는다. 영업이익은 2838억원에서 2393억원으로 줄었지만 영업이익률은 8.1%로 여타 유통업계 평균을 웃돈다.
물가가 오르면서 2018년 1조1327억원이던 아성다이소 매출원가는 2019년 1조3052억원, 2020년 1조4403억원, 2021년 1조5320억원, 2022년 1조8316억원으로 꾸준히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코로나19 이후 오히려 높아졌다. 2018년 6.3%, 2019년 3.4%이던 영업이익률은 2020년 7.2%, 2021년 10.9%, 2022년 8.1% 등으로 높아졌다.
높은 영업이익률의 배경엔 '규모의 경제'를 통한 낮은 매출원가율이 있다. 외부 계약업체에서 상품을 들여와 유통시키는 아성다이소의 매출원가는 59~62%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 600원 정도에 사와서 1000원에 파는 셈이다.
아성다이소는 취급 및 판매 상품의 70%를 700여개의 국내 중소기업들로부터 매입 중이다. 국내 중소제조업체들의 가장 큰 손이기도 한 만큼 매출원가를 갑의 위치에서 유리하게 정할 수 있다.
◇1조원대 미처분이익잉여금, 배당 재개로 축소되나 이에 순이익이 누적되면서 아성다이소의 미처분이익잉여금도 증가하고 있다. 미처분이익잉여금은 2020년 6050억원에서 2021년 8499억원, 2022년 1조473억원으로 급증했다. 특히 배당이나 상여 등 이익잉여금 지출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미처분이익잉여금 증가율은 20%대에 육박하고 있다.
아성다이소 지분구조를 보면 아성에이치엠피(전 한일맨파워)가 50.2%로 대주주, 대창산업이 34.21%로 2대 주주다. 일본 100엔숍 다이소를 운영하는 기업 대창산업은 박정부 아성다이소 회장과 독접 납품 거래를 체결하면서 4억엔(약 37억원)을 투자해 2대 주주로 올라섰다. 그외엔 박 회장의 딸 박영주씨(13.9%)와 박수연씨(1.87%)가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아성다이소는 2014~2016년 2대주주인 대창산업에게 배당금을 총 150억원가량 지급했다. 이후 배당은 전무하다. 더이상 나가는 금액이 없다보니 미처분이익잉여금도 누적되면서 증가했다.
다만 지난해부터 대창산업 측에서 아성다이소 사내이사와 감사 등으로 경영에 참여하기 시작하면서 배당이 재개될 가능성도 높아진다. 2014년 1조원 수준이던 아성다이소의 매출을 고려하면 배당 재개시 금액대도 늘어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