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지주사 수익구조 점검

부동산 적은 CJ, 현금흐름 보강 제한

③임대수익 64억 미미…담보가능자산 부족에 차입도 제한

이민호 기자  2023-07-05 16:27:19

편집자주

지주사는 계열사로부터 받는 배당금수익과 상표권 수익, 경영자문 수수료, 임대 수익 등이 주요 수익원이다. 지주사의 역할인 경영자원의 효율적 배분 등을 위해서 이러한 수익구조는 안정적으로 구축·관리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그룹 지주사 별로 차지하는 수익원의 비중 등은 각기 다른 형태다. THE CFO가 주요 지주사의 수익구조와 그 기반이 되는 계열사들의 현황,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역할 등을 점검한다.
CJ㈜가 연간 벌어들이는 임대수익은 64억원에 불과하다. 영업수익에서 기여도가 미미하다. 애초 제일빌딩(CJ THE CENTER) 외에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이 적기 때문이다.

적은 부동산은 차입여력을 낮추는 원인도 된다. 담보로 제공할 수 있는 자산이 적어 차입 조달 능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임대수익 64억 미미…보유 투자부동산 부족이 원인

CJ㈜는 영업수익에서 임대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이 적다. 지난해 별도 기준 영업수익이 2590억원이었는데 이중 투자부동산에서 발생한 임대수익은 영업수익의 2.5%인 64억원에 불과했다. 배당금수익이 1050억원, 상표권 사용수익이 1263억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임대수익의 기여도가 크게 낮은 편이다.


부동산은 영업활동 목적은 유형자산으로, 임대수익이나 시세차익 목적은 투자부동산으로 각각 구분한다. 지난해말 CJ㈜의 별도 기준 유형자산(장부금액 기준)은 480억원이다. 자체사업이 없는 순수지주사이므로 유형자산 중 토지(67억원)와 건물(333억원)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투자부동산은 548억원이다. 이중 토지가 167억원, 건물이 381억원이다.

CJ㈜ 투자부동산에서의 임대수익은 대부분 계열사로부터 창출된다. 지난해 CJ제일제당이 CJ㈜에 가장 많은 36억원을 임대료로 지급했다. CJ대한통운이 27억원이었으며 나머지는 CJ올리브영이 2000만원이었다. 이에 따라 계열사로부터 수취한 합산 임대료는 63억원이다.


CJ㈜는 지난해말 기준 전체 투자부동산의 공정가치를 1908억원으로 평가하고 있다. 업무용 건물로는 제일빌딩(서울시 중구 소월로2길 12)이 있다. 2019년 2월부터 CJ㈜ 본사로 건물 대부분을 이용하고 있으며 CJ제일제당과 CJ올리브영이 일부를 임차해 이용했다. CJ㈜가 광주시(광주시 북구 월출동 970-1 일원)와 계룡시(충남 계룡시 두마면 왕대리 227)에 보유하고 있는 토지는 CJ대한통운이 임차해 각각 북구SUB터미널과 대전물류센터로 이용했다.

CJ㈜ 보유 부동산이 적은 이유는 CJ그룹 각 계열사가 직접 업무용 건물을 보유한 탓도 있다. CJ ENM이 본사건물(서울시 서초구 과천대로 870-13·옛 CJ오쇼핑 본사)과 상암센터(서울시 마포구 상암산로 66)를 소유하고 CJ제일제당이 CJ프레시웨이 본사건물(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기곡로 32)을 소유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투자지분 비중 압도적…담보가능자산 부족에 차입도 제한


CJ㈜는 자산 구성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적다. 올해 1분기말 별도 기준 자산총계가 3조2556억원인데 유형자산(565억원)과 투자부동산(454억원) 합산 비중이 3.1%에 불과하다. CJ㈜가 보유한 자산은 투자주식이 압도적으로 많다. 종속기업 투자주식이 2조9582억원, 관계기업 투자주식이 92억원으로 합산 비중이 91.1%에 이른다.

순수지주사이므로 투자주식이 많은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투자주식 외에 다른 자산이 부족하면 영업수익원이 한정되는 문제가 있다. CJ㈜ 영업수익에서 임대수익 기여도가 배당수익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자회사를 포함한 각 계열사로부터 직접 수취할 수 있는 상표권 사용료의 요율을 0.4%로 다른 그룹에 비해 높게 책정하는 배경에도 투자지분이라는 한정된 수익원이 깔려있다.

부동산은 처분해서 유동화할 수도 있다. CJ제일제당이 재무건전성 강화를 위해 2019년 12월 가양동 일대 토지와 건물(서울시 강서구 가양동 92-1번지 일원)을 매각해 8500억원의 현금을 손에 쥔 것이 대표적이다. CJ CGV도 차입금 상환을 위해 2018년 12월 CGV강릉을 포함한 11곳 토지와 건물을 매각해 2100억원을 마련하기도 했다. 하지만 CJ㈜는 부동산이 적어 유사시 자산 유동화 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부동산이 적으면 차입여력이 제한된다. 토지와 건물은 담보로 이용할 수 있어 담보로 제공 가능한 자산이 많을수록 차입여력은 더 커진다. 지난해 CJ㈜의 별도 기준 잉여현금흐름(FCF)은 509억원이며 최근 3년(2020~2022년) 평균으로는 376억원이다. 잉여현금흐름은 영업활동현금흐름(NCF)에서 자본적지출(CAPEX)과 배당금지급을 제외한 값으로 CJ㈜가 그룹을 아우르는 자본 재분배와 계열사에 대한 재무적 지원에 이용할 수 있는 실질적인 재원이 된다.

CJ㈜는 올해 1분기말 별도 기준 현금성자산이 410억원에 불과하고 잉여현금흐름도 풍부한 편이 아니기 때문에 차입으로 현금흐름을 보강하는 시나리오도 가능하다. 2021년 2월 총액 2500억원 규모 공모채를 발행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올해 1분기말 별도 기준 부채비율은 15.2%에 불과하다.

하지만 담보로 제공할 수 있는 부동산이 적어 차입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 실제로 CJ㈜가 담보로 제공하고 있는 자산은 없다. 차입은 공모채 2500억원을 제외하면 단기차입금 400억원이 전부다. 비교적 풍부한 종속기업과 관계기업 투자주식을 담보로 활용할 수는 있지만 자회사에 대한 지배력 상실 위험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에 최우선 담보대상으로 고려할 수 있는 선택지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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