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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화학, GOC 지분처분으로 얻을 효과는

지분처분으로 671억 확보…현금흐름 보강·지급보증 부담 완화

이민호 기자  2023-06-29 16:18:17
이수화학이 중국 연성알킬벤젠(LAB) 제조 합자회사 GOC(Great Orient Chemical) 보유지분 전량에 대한 매각을 결정한 데는 현금흐름을 보강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수화학은 지난해 상각전영업이익(EBITDA) 축소에 운전자본 부담 확대가 겹친데다 자본적지출(CAPEX)이 증가하면서 현금흐름이 부진했다.

여기에 그동안 GOC에 제공하고 있던 700억원 가까운 지급보증을 제거하면서 계열사에 대한 재무적 지원 부담도 완화할 전망이다.

◇GOC 지분매각 671억 현금 확보…현금흐름 보강 재원

이수화학은 지난 16일 이사회를 열고 오는 7월말 싱가포르 소재 합자회사(JV·Joint Venture)인 GOC 보유지분 50% 전량을 사우디아라비아 파라비(Farabi)에 671억원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이수화학 측은 신사업 투자재원 확보를 위해 GOC 지분 처분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수화학은 이수그룹의 모태이자 핵심 계열사다. 합성세제에 이용되는 계면활성제의 주원료인 LAB와 LAB의 기본원료인 노말파라핀(NP)을 국내에서 유일하게 생산하는 업체다. 올해 1분기말 기준 ㈜이수가 24.77%의 지분율로 최대주주에 올라있다.


GOC는 이수화학이 중국 내 LAB 생산을 위해 2008년 1월 인도네시아 살림그룹(Salim Group)과 합자회사 형태로 중국 타이창(태창)시에 설립했다. 올해 1분기말 기준 GOC의 자산총액은 1179억원으로 이중 자본총계가 820억을 차지해 부채비율이 43.8%로 재무건전성이 우수한 편이다. 2020년 281억원, 2021년 291억원에 이어 지난해 10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창출한 덕분이다. 이수화학은 재무제표상 GOC 투자지분 가치를 411억원으로 평가하고 있었다.

이수화학은 GOC 지분전량 매각으로 유입되는 671억원을 신사업 투자재원으로 이용할 예정이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제고에 초점을 맞춘 사업구조 개편과 신성장동력 확보에 자금을 투입하는 큰틀에서의 계획을 먼저 밝혔다.


이수화학은 이번 GOC 지분매각으로 비경상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하면서 최근 부족한 현금흐름을 보강할 전망이다. 이수화학은 지난해 LNG 연료비용 증가 등 원가부담이 확대된 영향으로 영업활동현금흐름을 사실상 결정짓는 별도 기준 EBITDA가 2021년 939억원에서 지난해 684억원으로 감소했다. 여기에 유가 상승과 7월 파업 등 영향으로 재고자산이 쌓이면서 운전자본 부담이 가중됐다.

여기에 지난해 전고체 배터리 핵심원료인 황화리튬(Li2S) 데모설비 구축과 NP 공정 촉매 교체 등으로 2020년 116억원, 2021년 68억원이었던 자본적지출이 지난해 401억원으로 크게 확대됐다. 이수화학은 2021년 11월 황화리튬 시제품 생산을 위한 데모설비 구축을 시작했으며 지난해 11월 연 20톤 규모 데모설비를 준공했다. 2021년 호실적을 바탕으로 지난해 배당급지급도 136억원으로 2020년 58억원이나 2021년 71억원에 비해 증가했다.

이처럼 자금소요가 많아지면서 지난해 잉여현금흐름(FCF)는 마이너스(-) 1069억원으로 큰폭 적자전환했다. 2020년 616억원, 2021년 544억원 흑자를 기록한 것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잉여현금흐름 적자는 현금성자산 감소로 연결된다. 2021년말 1736억원까지 쌓았던 현금성자산은 지난해말 628억원으로 축소됐다.

여기에 정밀화학부문과 전고체전지소재부문이 올해 5월 이수스페셜티케미컬로 인적분할되면서 석유화학부문만 남은 이수화학은 기존에 비해 별도 기준 영업현금창출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GOC 지분매각에 따른 현금유입은 현금성자산 감소를 상쇄하는 열쇠가 될 수 있다.

◇GOC 대상 685억 지급보증 제거…재무적 지원부담 완화

애초 GOC의 배당기여도가 낮았던 점도 GOC 지분매각을 결정한 한 가지 요인이다. 이수화학은 지난해 GOC로부터 14억원의 배당을 수취했다. 하지만 2019년, 2020년, 2021년 등 최근 수년간 GOC로부터 수취한 배당은 없었다.


GOC 지분매각으로 이수화학이 계열사에 대한 재무적 지원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효과도 있다. 이수화학은 지난해말 별도 기준 부채비율 89.3% 등 양호한 재무건전성을 바탕으로 계열사에 대한 재무적 지원의 주체가 돼왔다. 2021년 3월 자회사(지분율 84.72%) 이수건설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주주배정 유상증자로 700억원을 투입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올해 1분기말 기준 계열사 등에 총액 1873억원의 지급보증을 제공하고 있다. 이중 이수건설에 대한 지급보증이 694억원으로 가장 많지만 GOC에 대한 지급보증이 685억원으로 그 다음으로 많았다. GOC 지분을 매각할 경우 지급보증 총액을 그만큼 줄여 재무적 지원 부담을 크게 경감할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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