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Y한영이 작년부터 추진한 컨설팅-회계감사 분리 작업을 중단하면서 인수합병(M&A) 자문 실적도 반등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직 분리가 임박하다고 알려졌던 올 1분기 M&A 자문 실적은 전례없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2분기 들어 대형 딜을 잇달아 수임하면서 본질적 경쟁력은 여전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더벨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발표기준으로 EY한영이 수임한 M&A 자문 거래는 금융자문과 회계자문을 합쳐 1건에 불과했다. KHI가 컴퓨터 시스템업체인 포스텍을 인수하는 50억원 규모의 거래에 매각 측 금융자문과 회계자문을 제공한 것이 유일한 실적이다.
이에 EY한영은 리그테이블 1분기 발표기준으로 금융자문에서 14위, 회계자문에서 8위의 성적표를 받았다. 전통적으로 외국계 투자은행(IB)이 강세를 보이는 금융자문은 차치하더라도 ‘빅4’로 구분되는 회계자문에서 복수의 중형 회계법인에 밀렸다. EY한영이 회계자문에서 4위 밖으로 밀려난 것은 2010년 리그테이블이 집계된 이후 처음이다.
EY한영의 M&A 자문 실적 부진은 조직 분리와 연관이 있다는 의견이 많다. M&A 자문에 주력하는 전략재무자문본부는 조직 분리가 가시화됐던 올해 1분기에 내부 혼란이 상당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전략재무자문본부는 분리되는 컨설팅 부문에 속해야 했다. 하지만 절반 가량의 인원이 회계법인에 남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내부 분위기가 더욱 뒤숭숭했다는 전언이다. 이에 파트너들은 물론 실무진들도 영업에 집중하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됐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문제의 원인이 된 조직 분리가 무산되면서 EY한영의 M&A 자문 실적이 반등할 수 있을 지 여부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내부 혼란이 있기는 했지만 EY한영의 본질적인 수임 경쟁력이 떨어지지는 않았다고 보는 의견도 다수다.
실제로 EY한영은 올 1분기 리그테이블 집계용으로 외부에 공표했던 것보다 많은 딜을 수임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조단위 투자유치를 포함, 복수의 M&A에 금융·회계 자문을 제공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혼란스러운 분위기 탓에 외부 공표용 집계 절차가 원활하지 않았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여기에 2분기 들어서 에어퍼스트 소수지분 매각, KT클라우드 투자유치, 이오플로우 매각 등 빅딜에 회계자문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 상황이라면 당장 2분기부터 리그테이블 발표 기준으로 회계자문 분야에서 다시 빅4로 복귀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다만 문제는 하반기에도 이러한 추세를 이어갈 수 있을 지가 거론된다. EY한영 전략재무자문본부의 핵심 인력 일부는 최근 조직 이탈을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직 분리 당시 발생한 내부 혼란이 인력 이탈의 주요 원인이 됐다는 평가다. 개별 파트너의 영업력이 중요한 M&A 자문 시장에서 인력 이탈은 상당한 변수가 될 수 밖에 없다. 이에 빅4 사이에서 나머지 3곳과 EY한영의 격차가 벌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