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인터내셔널은 올해 포스코에너지를 합병하며 조직·인력의 통합 작업을 진행했다. 사업적으로는 기존 종합상사에 에너지를 더해 사업을 다양화했고 조직 역시 대표이사 아래 글로벌사업 부문과 에너지 부문을 신설해 부사장급의 부문장을 두며 변화를 줬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분야에도 변화가 일어났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ESG 경영 전략을 심의하는 ESG협의회에 대표이사와 부문장이 직접 참여하며 위상을 강화했다. 아울러 이사회 차원의 ESG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운영규정에 ESG협의회 보고 기능을 명시했다.
◇ESG협의회 의장 맡은 정탁 부회장 포스코인터내셔널은 2021년 9월 전사 차원의 ESG협의회를 신설했다. 환경, 기후변화, 사회 등 ESG 전분야에 걸쳐 ESG 경영과 관련한 의사결정 사안을 심의하고 전략을 수립하는 역할을 맡은 곳이다.
경영기획실부터 식량소재전략그룹까지 회사의 모든 본부가 참여해 사업별 ESG 이슈 및 대응현황 등을 공유하며 전사 차원의 ESG 관리체계를 구축했다. 협의회 의장은 설립 이후부터 지난해까지 이유창 기업시민사무국장(상무)이 맡았다.
이 가운데 올해 포스코인터내셔널이 포스코에너지와의 통합법인으로 새롭게 출발하며 ESG협의회도 개편이 이뤄졌다. 각 부문 및 산하 본부가 참여하는 것에는 변화가 없지만 협의회 의장직을 정탁 대표(부회장)가 직접 맡기로 하며 위상이 올라갔다. 상무급 조직에서 대표이사 직속 조직으로 올라간 셈이다.
정 부회장뿐 아니라 이계인 부사장(글로벌사업), 이전혁 부사장(에너지) 등 각 부문장과 아래 본부장들이 모두 참여한다. 과거 실무진 중심으로 돌아가던 협의회에 회사의 주요 의사결정권자들이 참여하며 ESG 경영 전략을 수립·심의하는 기능에 보다 힘이 실리게 됐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포스코에너지 합병 전부터 인도네시아(팜오일), 미얀마(가스전), 우즈베키스탄(면방) 등에서 식량·에너지 사업을 이어오고 있었다. 포스코에너지 합병으로 발전·터미널 등 ESG 측면에서 관리할 사업 범위가 더욱 넓어졌다. 여기에 이차전지, 온라인플랫폼 등 신사업도 추진하며 사전 심의 기능을 강화할 필요성이 컸다.
이에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포스코에너지 합병 직후 ESG협의회 정비에 들어갔고 지난달부터 정탁 부회장 중심의 협의회 운영을 시작했다. 협의회 공식 회의는 분기별로 한번씩 열린다.
◇협의회 보고 명시, 이사회 연계성 강화 ESG협의회의 위상 강화는 이사회 규정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 이사회는 지난해 10월 이사회 규정을 개정해 'ESG협의회에서 상정한 ESG 관련 중요한 업무집행에 관한 사항'을 이사회 보고사항에 삽입했다.
이사회 규정 개정 전부터 이미 ESG협의회는 이사회에 주요 논의사안들을 보고할 수 있었다. 다만 이사회의 강제 사항은 아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구속력은 떨어졌다.
운영 규정이 변화하며 ESG협의회의 보고도 강제성을 가질 수 있게 됐다. 특히 올해부터 협의회에 정탁 부회장 및 각 부문장·본부장들이 참여하는 만큼 중요 의사결정 사항들이 이사회에 보고될 것으로 예상된다. 협의회가 정 부회장 합류 이후 지난달부터 본격적으로 운영된 점을 고려했을 때 이르면 이달 중에 이사회에 첫 보고가 들어갈 수 있다.
ESG 평가기관들은 실무진 중심의 ESG 개선이 아닌 이사회 및 최고경영진 중심의 ESG 운영을 요구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경우 이사회 내에 별도의 ESG위원회를 운영하고 있진 않다. 대신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이번에 ESG협의회의 위상을 강화하고 이사회와의 연계성도 강화한 만큼 이러한 시도가 향후 ESG 등급평가에서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지난해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한국ESG기준원(KCGS) 평가에서 통합등급 A를 받았다. 통합등급이 전년 대비(A+) 한단계 떨어졌는데 이는 환경(E)과 지배구조(G) 항목이 한단계씩 아래로 내려왔기 때문이다. 환경 등급은 A에서 B+로, 지배구조 등급은 A+에서 A로 하나씩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