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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동홀딩스, 지주사 적용 제외...넥스트 전략은

지주사업은 현행 유지, 강규성 CFO '투자확대' 관측

박규석 기자  2023-03-30 10:49:18
일동홀딩스가 공정거래법상의 지주사에서 제외됐다. 일동제약을 분할하며 지주사 체제를 구축한 지 약 6년 만이다. 이를 통해 지주사 행위 제한에서 벗어난 만큼 향후 사업 다각화 등을 위한 강규성 최고재무책임자(CFO)의 투자 계획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지주사 적용 제외 신고...역할은 유지

일동홀딩스는 이달 23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지주사 적용 회사에서 제외된다는 통보를 받았다. 앞선 2월 9일 지주사 적용 제외 신고를 한 것에 따른 조치다. 통보를 받은 것은 이달이지만 지주사 제외 기준일은 공정위에 신고를 한 날과 동일하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지주사의 요건을 충족하지 않게 될 경우 공정위에 지주사 적용 제외를 신고할 수 있다. 공정거래법상 지주사는 자회사 주식가액 합계액이 자산총액의 50% 이상이고 자산총액이 5000억원 이상인 회사다.

일동홀딩스가 지주사 적용 제외 신고를 한 이유는 밝히지 않았지만 공정거래법상의 요건 충족 여부가 의사 결정에 전부는 아닐 것으로 풀이된다. 자산총액 등의 요건이 현재는 못 미치더라도 오는 2027년 6월까지 충족시키면 되기 때문이다.

지주사 요건과 관련해 일동홀딩스가 유예기간을 받게 된 배경은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이 녹아 있다. 지난 2017년 1월 지주사 자산 기준은 기존 100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상향됐다. 법 개정에 따른 기업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기준 상향 이전에 지주사 설립과 전환을 마친 기업에 한해서는 유예기간을 준 것이다. 동시에 자산 1000억∼5000억원의 기존 지주사는 시행령 개정 후에도 지주사로 남을지 여부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일동홀딩스의 경우 지난 2016년 8월 1일 옛 일동제약에서 투자사업 부분을 담당하는 '일동홀딩스(존속회사)'와 의약품사업 부문을 맡는 '일동제약(신설회사)'으로 인적 분할했다. 또한 사업 다각화를 위해 물적 분할을 실시해 바이오·건강기능식품 사업부문을 맡는 '일동바이오사이언스(신설회사)'와 히알루론산·필러사업 부문을 담당하는 '일동히알테크(신설회사)'를 세웠다.

공정거래법상 지주사가 된 것은 이듬해 3월이다. 이 과정에서 일동제약 주식을 공개 매수해 지분율을 20.81%까지 확보했다. 일동홀딩스는 일동제약 지분율 확대로 자산총계와 지주비율(자회사 주식 가액 합계액/자산총액)을 각각 1927억원과 52.86%로 맞추며 지주사 성립 요건을 갖췄다. 지난해 말 기준 차산총액은 2972억원이다.

일동홀딩스는 이번 신고로 공정거래법상의 지주사에서는 제외됐지만 기존 지주사업인 용역제공과 임대, 투자 등은 지속할 방침이다. 공정거래법상의 지주사가 아닐 뿐 한국표준산업분류에 따르는 지주사업은 유지한다는 얘기다. 지주사 역할은 지속하는 만큼 그룹 내 지배구조에도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행위 제한 요건 해소...투자 방향은

공정거래법상 지주사와 자회사, 손자회사는 행위 제한 규제를 받게 된다. 피라미드형 출자를 통해 대주주의 과도한 지배력 집중 등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행위 제한은 크게 부채비율 200% 이내 유지와 비계열회사 지분 5% 초과 소유 금지, 금융회사 지배금지, 자회사 외의 계열회사 주식 소유 금지 등이다. 공정위는 지주사 등의 행위 제한 규정을 위반한 사업자에게 시정조치를 내릴 수 있다.

이러한 규제에서 벗어나게 된 일동홀딩스는 인수·합병(M&A) 등과 같은 투자 활동이 과거에 비해 자유로워지게 됐다. 특히 계열사를 활용한 기업 인수를 적극 활용할 수 있게 됐다. 공정거래법상 지주사의 손자회사는 M&A를 할 때 피인수회사의 지분 100%를 확보해야한다. 인수 규모와 자금 여력 등에 따라 상황이 바뀌기는 하지만 지분 100%를 모두 소유할 필요 없다는 부담은 해소하게 된 셈이다.


일동제약그룹이 지분투자 등을 통한 사업 다각화에 소극적이지 않은 만큼 지주사 행위 제한에 따른 이점을 적극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평가다. 더욱이 강규성 일동홀딩스 재경본부장 전무가 주력 계열사인 일동제약의 CFO를 겸직하며 그룹의 재무를 총괄하고 있어 사업다각화 등을 위한 투자 전략 수립에 집중할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실제 일동제약그룹은 강 전무의 지휘 아래 사업 확장을 위한 투자를 지속해오고 있다. 일동홀딩스의 경우 지난 2019년 5월 설립 자본금 5억원 전액을 현금 출자하며 아이디언스를 100% 자회사로 만들었다. 4개일 후에는 45억원을 추가로 출자하기도 했다. 아이디언스는 신약개발전문회사다.

같은 해 12월에는 임상약리 컨설팅 전문 스타트업 애임스바이오사이언스의 지분을 인수하기도 했다.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17억원을 투입해 신규주식 3만4000주(지분50.7%)를 확보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는 64.8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그룹 차원의 벤처 육성에도 역량을 모으고 있다. 지난 2021년 7월에는 일동제약 중앙연구소의 사내 벤처팀으로 시작해서 2020년에 독립한 아이리드비엠에스에 130억원을 투입했다. 신약 연구개발업체인 아이리드비엠에스의 유증에 참여해 주식 260만주 확보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2022년 말 기준 일동제약이 보유 중인 아이리드비엠에스 지분율은 48.87%다.

업계 관계자는 "공정거래법상 지주사에서 제외되면 행위 제한 등의 규제에서 벗어날 수 있다"며 "기업 인수와 같은 투자활동이 상대적으로 자유로워지는 만큼 지분투자 등이 활발한 기업 입장에서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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