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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인사 코드

일동홀딩스, 존재감 커진 '윤웅섭·강규성' 재무콤비

강규성 CFO '지주 이사회' 첫 입성, 일동제약 등 계열사 '이사·감사' 겸직

박규석 기자  2023-03-28 15:3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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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인사에는 '암호(코드, Code)'가 있다. 인사가 있을 때마다 다양한 관점의 해설 기사가 뒤따르는 것도 이를 판독하기 위해서다. 또 '규칙(코드, Code)'도 있다. 일례로 특정 직책에 공통 이력을 가진 인물이 반복해서 선임되는 식의 경향성이 있다. 이러한 코드들은 회사 사정과 떼어놓고 볼 수 없다. THE CFO가 최근 중요성이 커지는 CFO 인사에 대한 기업별 경향성을 살펴보고 이를 해독해본다.
일동홀딩스의 재무콤비인 윤웅섭 이사와 강규성 재경본부장 전무의 영향력이 확대됐다. 최고재무책임자(CFO)인 강 전무가 이사회에 입성하면서 사내 입지가 강화됐다. 두 인사는 계열사의 이사와 감사도 다수 겸직하고 있어 일동제약그룹 내 재무부문의 지배력 역시 공고해지는 분위기다.

◇'전통 제약 재무통' 강규성 전무

일동홀딩스는 이달 24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강 전무의 사내이사 선임안을 통과시켰다. 사실상 그룹의 재무를 총괄하는 그가 지주사인 일동홀딩스의 이사회에 이름을 올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은 주력 계열사인 일동제약에서만 등기임원으로 활동했다.

강 전무를 사내이사로 선임한 배경에는 일동홀딩스를 포함한 그룹 전체의 외형 확대가 녹아있다. 지난 2016년 지주사 체제 전환 후 계열사의 수가 늘어난 것과 동시에 사업 부문도 다각화된 만큼 재무라인의 수장인 강 전무의 권한 강화도 필요했기 때문이다.


실제 지주사 전환 직후 10개였던 일동홀딩스의 계열사 수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14개가 됐다. 이 과정에서 임상약리 컨설팅과 의료플랫폼 서비스, 글로벌신약개발 등의 사업이 추가되기도 했다.

특히 임상약리 컨설팅을 위해서는 관련 사업의 전문 스타트업인 애임스바이오사이언스(AIMS BioScience)의 지분을 인수하기도 했다.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신규주식 3만4000주(지분50.7%)를 확보하기 위해 17억원의 자금을 투입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는 64.8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그가 전통 제약사의 재무부문에 오랫동안 몸담으며 전문성 쌓은 부분도 이사 선임의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1966년생인 강 전무는 경남대 회계학과를 졸업하고 홍익대 대학원에서 세무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1989년 옛 일동제약에 입사해 30년 넘게 일동제약그룹의 재무부문에서 근무하고 있다.

일동홀딩스 역시 강 전무의 전문성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회사 측은 그를 사내이사로 추천할 당시 "제약업에 대한 높은 이해와 전문성을 겸비하고 있으며 현재 재경본부장으로서 안정적인 경영역량을 발휘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9년 파트너 '오너3세 윤웅섭'

강 전무의 일동홀딩스 이사회 진입은 재무콤비를 맺고 있는 오너3세 윤웅섭 이사와의 파트너십 강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미 주요 계열사에서 이사와 감사로 호흡을 맞추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는 그룹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지주사 이사회에도 함께 참여하기 때문이다.

윤 이사는 고(故) 윤용구 창업주의 손자이자 윤원영 일동홀딩스 회장의 장남이다. 일동홀딩스에서는 이사 직위로 있지만 일동제약에서는 대표이사 부회장을 지내고 있다. 일동제약그룹에 소속되기 이전에는 회계사로 활동한 이력도 있어 재무부문의 전문성도 갖춘 게 특징이다.


1967년생인 그는 연세대 응용통계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조지아주립대 대학원에서 회계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1995년부터 KPMG 인터내셔널 회계사로 근무하다 2005년에 옛 일동제약 상무로 입사했다. 2013년 옛 일동제약 대표이사 부사장에 오른 이후 현재까지 수장을 지내고 있다.

이러한 윤 이사와 강 전무가 호흡을 맞추기 시작한 시기는 약 9년 전이다. 지난 2014년 강 전무가 옛 일동제약의 재무분장에 오른 게 동행의 출발점이다. 윤 이사가 재무부문의 큰 그림을 그렸다면 강 전무가 실무 수행하는 구조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두 인사는 일동제약그룹 내 다수의 계열사에서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우선 일동제약의 경우 같은 등기임원인 동시에 대표와 CFO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윤 이사가 상근이사로 있는 일동생활건강(이온수기)과 일동바이오사이언스(건강기능성 식품)에서도 강 전무는 각각 비상근감사로 활동하고 있다.

일동제약그룹이 올해 계열사 협업을 통한 신약 개발 역량 강화 등을 예고한 만큼 윤 이사와 강 전무의 시너지에 대한 기대감은 커지고 있다. 일동제약의 경우 합리적인 자원 분배와 생산성 향상 등을 통한 수익성 증대를 꾀하고 있다. 일동홀딩스 또한 계열사의 운영과 R&D 추진 등에 주력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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