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제24기 정기주주총회에서 변대규 기타비상무이사를 재선임하고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다. 변 의장의 임기가 2026년 정기 주주총회까지인 점을 고려하면 약 9년 동안 네이버 이사회를 이끌어가는 셈이 된다.
이날 정기주총에서는 최수연 네이버 CEO가 변 의장을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하는 배경에 대해 직접 밝혔다. 벤처 1세대인 데다 글로벌 기업을 키워낸 역량을 갖춘 만큼 경영진에게 핵심적 자문을 제공할 수 있고, 경영진을 견제할 수 있을 만한 리더십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또 2023년 이사 보수 한도도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낮추는 안건도 통과됐다. 비용 통제 기조에 따라 임원의 계약금액 등을 삭감한 데 발맞춘 조치다.
◇최수연 “변대규 독립성 문제 없다, 경영진 견제 충실”네이버가 이날 오전 10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불정로 6 네이버 그린팩토리 2층 커넥트 홀에서 제24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모든 안건을 원안대로 승인받았다. 네이버는 △2022년 재무제표 이익잉여금처분계산서 등 승인의 건 △기타비상무이사에 변대규 의장을 선임하는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을 안건으로 올렸다.
주총 직후에는 이사회를 열고 변 의장을 재선임하는 안건도 통과시켰다. 변 의장의 임기는 2026년 정기주총까지다. 변 의장은 2017년 3월 네이버 기타비상무이사로 최초 선임된 이래 지금까지 의장으로서 네이버 이사회를 이끌어왔다.
이날 주총에서는 변 의장의 장기 재임으로 이사회의 독립성이 훼손되지 않을지를 우려하는 주주들의 질문도 나왔다.
최 CEO는 이에 대해 “장기 재임, 이사회 독립성 등을 놓고 검토한 결과 변 의장이 벤처1세대 기업인으로서 진취적 정신과 해외 진출 추진력, 글로벌 기업을 키워낸 역량을 바탕으로 신임 경영진에게 중요한 자문을 해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경영진을 견제할 만큼 이사회를 독립적으로 이끌어갈 리더십이 충분하다고 인정했다”고 답했다.
기타비상무이사는 사내이사처럼 경영에 관여하면서도 사외이사처럼 비상근으로 근무하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사외이사와 달리 임기 등에 제한을 받지 않기에 한국ESG기준원 등에서는 기타비상무이사가 사내이사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바라본다.
사외이사가 아닌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할 수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서 변 의장이 직접 답변했다. 변 의장은 “두 곳 이상 기업에서 이사직를 수행하면 다른 기업의 사외이사를 맡는 데 제약이 생긴다”며 “네이버가 비록 기타비상무이사일지라도 사업경험이 있는 사람을 이사로 선임해 이사회의 균형을 맞추려는 의도인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변 의장은 현재 휴맥스홀딩스 대표이사와 휴맥스 사내이사로 동시에 등재돼 있어 부득이 기타비상무이사가 됐다는 뜻이다. 그는 “이사회 중심 경영에 대해 오랫동안 고민해왔다”며 “더 좋은 회사가 되려면 이사회와 경영진 사이에 견제와 균형이 잘 잡혀 있어야 하기에 독립적 이사로 활동하고자 충분히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변 의장은 지난해까지 이사회 산하의 리더십&보상위원회 위원장, ESG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었는데 앞으로도 이런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비용 통제 기조에 이사보수 한도 하향이날 주주총회에서는 이사 보수한도에 대한 질의도 나왔다. 네이버가 이사 보수 한도액을 종전 150억원에서 80억원으로 줄이는 배경에 대한 질문이다.
최 CEO는 “지난 10년 동안 이사 보수한도가 실지급액보다 높게 설정되어 있었기에 주주의 승인을 받아 보수한도를 낮추는 게 옳다고 생각했다”며 “특히 올해는 비용 통제 정책에 맞춰 경영진을 비롯해 임원의 계약금액도 삭감했는데 이런 기조에 발맞춘 의안”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2022년 이사 보수 집행액으로 한도의 30%에도 못 미치는 40억원을 썼다. 최 CEO가 11억원, 채선주 대외/ESG정책 대표가 21억6200만원을 받았다. 등기이사의 1인당 평균보수액은 5억8700만원이다.
2023년에는 비용 통제 정책을 강화하는 만큼 이사 보수가 지난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에 맞춰 보수한도를 낮췄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최 CEO는 “등기이사 보수는 CEO와 CFO가 먼저 검토한 뒤 이사회의 승인, 주총 결의를 거쳐 결정된다”며 “글로벌 경제는 물론 국내 광고환경도 매우 좋지 않기에 매출을 늘리고 수익성을 강화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하며 제24기 정기주총을 끝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