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올바이오파마가 대웅제약의 전문의약품(ETC) 영업부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면서 공조 체제를 강화한다. 개발 중인 파이프라인의 상업화가 눈앞에 다가오면서 공동연구개발계약에 따른 협업을 강화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한올바이오파마와 대웅제약은 2016년부터 안구건조증 치료제와 불응성고형암 치료제 개발을 위해 손을 잡아왔다. 이 가운데 양사가 글로벌 공동 판권을 보유한 인구건조증 치료제가 글로벌 임상 막바지 단계에 들어섰고 추후 상업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HL036' 등 혁신신약 상업화 앞두고 ETC 영업 전문가 이사진 추가 배치한올바이오파마는 오는 29일 정기주주총회에서 박수진 대웅제약 ETC영업 총괄 본부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회부한다. 박 본부장은 2015년 대웅제약 ETC 영업본부 사업부장으로 재직 중이다.
해당 안건이 주주총회를 통과하면 한올바이오파마는 2015년 대웅제약이 최대주주가 된 이래 세 명의 대웅제약 인사를 사내이사로 세우게 된다. 대웅제약은 2015년 한올바이오파마 유상증자에 566억원을 투자해 최대주주(30.8%)가 됐다. 이후 윤재춘 대웅 대표이사 부회장이 한올바이오파마 이사회 의장직을 수행해 왔다.
대웅제약은 한올바이오파마를 인수한 이후 오픈컬래버레이션(오픈 이노베이션)을 목적으로 맞손을 잡아 왔다. 안구건조증 치료제 후보물질 HL036(성분명 탄파너셉트)와 HL186·HL187 등의 공동 R&D 계약을 체결한 게 대표적인 예다.
앞서 양사가 전 세계 사업권을 공동으로 소유한 HL036 등 핵심 파이프라인의 글로벌 상업화가 다가온 점을 고려한 인선으로 풀이된다. 한올바이오파마가 R&D를 거쳐 여러 혁신신약의 본격적인 상업화 성과 창출을 앞둔 만큼 ETC 영업 전문가 이사회 멤버로 추가해 성과 창출을 기대하는 모습이다.
한올바이오파마는 1973년 설립된 중견 제약사다. 당뇨병치료제 '글루코다운' 등 제네릭 및 개량신약을 출시했으며, 2010년 이후부턴 혁신신약 개발에 역량을 쏟아왔다.
한올바이오파마 관계자는 "앞서 탄파너셉트,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바토클리맙 등 글로벌 임상 3상에서 개발되고 있는 신약의 개발 가속화 및 상업화 후 협업을 통한 영업망 강화 및 시장 점유 확대 시너지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핵심 파이프라인 구심점 둔 교류 확장 기대감대웅제약으로선 한올바이오파마 투자 약 10년 만에 그룹 혁신신약 라인업을 추가할 기회를 맞았다. 특히 HL036이 글로벌 출시를 눈앞에 둔 만큼 양사는 소통을 한층 강화해 빅파마들의 독과점 구도가 형성된 미국 및 글로벌 안구건조증 시장에 도전장을 던질 예정이다.
한올바이오파마가 타깃하는 안구건조증 치료제 시장의 전문의약품(미국 기준)은 두 개에 불과하다. 2002년 엘러간(Allergan)의 레스타시스(Restasis)와 2016년에 허가된 노바티스(Novartis)의 자이드라(Xiidra)인데, 2024년 약 6조원 규모로 성장할 시장을 독과점한 상태다.
한올바이오파마와 대웅제약의 협업은 추후 기울어진 시장에서 HL036의 점유율을 빠르게 늘리는 데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미국에서 대웅제약과 함께 두 번째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며 이르면 올해 2분기 3상 최종 결과 도출이 예상된다.
앞서 HL036 외에 양사가 공동으로 개발 중인 면역항암항체 신약 'HL187'은 지난해 11월 국가 사업에 지정된 상태다. 올해 임상 1상에 돌입하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웅제약과 한올바이오파마는 직원 간 업무 교류 및 협력 체제를 꾸준히 강화하기 위해 셰어드 경영을 도입하기도 했다"며 "앞으로도 시너지를 염두에 둔 협업은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한편 한올바이오파마는 오는 정기주주총회에서 김한주 아임뉴런 대표를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도 다룬다. 총 3명의 사외이사 가운데 이정규 브릿지바이오 대표의 임기는 오는 19일 마무리되는데 김 대표가 이 자리를 이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