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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Change

한미사이언스 최장수 CFO 영입한 ㈜대웅 '구관이 명관'

과거 인연으로 다시 복귀, 대웅제약 재무 통합 총괄…과제는 투자·소송 재원조달

고진영 기자  2023-03-13 08:00:20
㈜대웅이 한미사미언스에서 7년간 최고재무채임자(CFO)로 일했던 송기호 전 상무를 영입했다. 외형성장과 함께 투자와 조달활동도 활발해지면서 재무조직 체계화에 나섰다는 평가다. 송 CFO는 이전에도 대웅 재무를 맡았던 적이 있는데 수년 만에 돌아왔다. 앞으로 지주사인 ㈜대웅뿐 아니라 대웅제약 재무도 통합적으로 총괄하게 된다.

◇대웅→한미사이언스에서 다시 대웅으로

대웅은 최근 송기호 전 한미사이언스 상무를 CFO로 스카우트했다. 송 상무가 과거 대웅제약에서도 짧지 않은 기간 일했던 만큼 이미 대웅 측에 업무적 친분을 맺은 인사들이 꽤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네트워크를 통해 대웅에서 이직 제의를 받고 올 초 받아들였다는 후문이다.

그동안 ㈜대웅은 CFO가 따로 없었다. 재무기획실을 두고 있다가 재무본부로 승격해서 본부장이 재무 관련 업무를 맡긴 했지만 내부에서 CFO로 본 것은 아니다. 그러다 CFO직을 신설할 필요성을 느끼고 지난해 외부인사를 영입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떠났다. 사실상 송 전 상무가 첫 CFO라고 봐도 큰 무리가 없는 셈이다. 이달 29일 열리는 주총에서 사내이사로도 합류한다.

앞서 대웅의 사내이사는 대표이사 윤재춘 부회장과 나보타사업본부장인 박성수 부사장으로 꾸려져 있었다. 이번 인사가 주총 승인을 통과하면 여기서 윤 부회장과 송 CFO 2인 체제로 바뀔 전망이다. 박 부사장이 대웅 등기임원에서 빠지고 대신 대웅제약 사내이사에 오르기로 했기 때문이다.

송 CFO의 경우 ㈜대웅 이사로만 등기되지만 대웅제약 재무까지 함께 챙긴다. ㈜대웅과 대웅제약이 재무를 분리해서 관리하지 않는 구조라서다. ㈜대웅은 연결 실적의 대부분을 대웅제약이 차지한다.

이번 영입에는 대웅과의 기존 인연뿐 아니라 송 CFO가 한미사이언스에서 오래 근무한 경험도 고려됐다. 송 CFO는 회계사 출신이다. 1971년생으로 전주고를 졸업, 서울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96년 삼일회계법인 공인회계사로 시작해 KT전략투자담당 부장으로 일했다.

이후 대웅제약 재무팀(이사대우)을 거쳐 2012년부턴 ㈜대웅 재무담당 이사로 이동했고 대웅바이오㈜ 감사를 맡기도 했다. 한미사이언스로 적을 옮긴 것은 2016년이다. 줄곧 CFO를 맡다가 지난달 한미사이언스를 떠났다. 그간 한미사이언스에서 일했던 재무책임자 가운데 최장수 CFO다.


한미사이언스는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CFO가 핵심 계열사 한미약품 재무도 담당한다는 점에서 대웅과 비슷한 측면이 있다. 지난해 한미헬스케어와의 합병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데도 송 CFO의 기여가 컸다고 전해진다. ㈜대웅, 대웅제약에서는 메디톡스 소송전과 나보타사업 확장, 연구개발(R&D) 투자 재원 마련을 위한 자금조달이 당장 송 CFO의 핵심업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외형 성장에 지출도 확대…자금조달 중책

대웅제약은 대형품목인 알비스 판매가 끊겼던 2020년을 제외하고 매출 증가세가 2012년부터 계속되고 있다. 우루사, 가스 모틴, 크레스토(고지혈증), 릭시아나(항응고제) 등이 안정적 기반을 형성했고 2019년 미국 수출이 개시된 나보타도 매출 증가를 이끄는 요인이다. 나보타 수출은 2019년 332억원, 2020년 430억원, 2021년 492억원 등으로 늘었다.

몸집이 커지면서 투자로 나가는 금액도 덩달아 증가하는 추세다. 대웅제약은 2019년부터 마곡에 C&D(connected collaboration & Development)센터를 짓고 있으며 투자기간은 올해 7월 말까지, 이 기간 투자비용은 705억원이다. 이를 포함한 ㈜대웅의 CAPEX(자본적지출)는 600억원대에서 2021년 1155억원, 지난해 1176억원으로 점프했다.


자금조달의 경우 은행차입을 주로 하는 편이지만 계열사 자금을 대웅제약으로 밀어주는 형태의 지원도 연달아 있었다. ㈜대웅은 대웅제약의 자사주 42만7350주를 주당 11만7000원에 이날(3월 10일) 취득했다. 이를 통해 대웅제약이 확보한 실탄은 500억원이다. 바로 전날인 3월 9일 ㈜대웅은 대웅바이오에서 배당금 500억원을 받았는데 이 돈이 그대로 대웅제약으로 투입된 셈이다. 대웅바이오는 ㈜대웅이 지분 100%를 가진 비상장 자회사다.

2년 전에도 ㈜대웅은 사실상 똑같은 방식으로 자회사 보유자금을 대웅제약으로 옮겨줬다. ㈜대웅이 100% 자회사 대웅개발로부터 배당금 321억원을 2021년 3월 18일 수령했고, 그 다음날인 3월 19일 대웅제약 자사주 30만6513주를 취득해 대웅제약에 400억원을 지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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