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는 통신을 넘어 디지털 플랫폼 회사(디지코, DIGICO)로 전환을 추진 중이다. 이 과정에서 현대차그룹, CJ와 혈맹을 맺고 전방위 협업을 추진하며 KT클라우드를 분사해 투자유치도 진행하고 있다. 이를 진두지휘하는 인사가 윤경림 KT 그룹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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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KT에만 세 번 입사한 독특한 전력을 가졌다. 현대차와 CJ에서 근무한 경험을 토대로 모빌리티와 미디어 콘텐츠를 통신업과 연계해 신규 비즈니스 기회를 확보했다. 아울러 KT가 중점적으로 펼치는 ABC(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사업에 날개를 달고 있는 중이다.
◇KT에만 3번 입사, LG·CJ·현대차 두루 거친 '개방형 협업' 인재구현모 KT 대표는 첫 임기의 반환점을 돌았던 2021년 9월 그룹사 리스트럭처링에 속도를 내면서 그룹 M&A, 투자, 상장(IPO)업무를 총괄하는 그룹트랜스포메이션부문 설립과 함께 윤경림 사장을 불러들였다.
그의 귀환은 내부에서 갑작스러운 조치로 받아들여졌다. 윤 사장은 2006년 신사업추진실장으로 KT에 합류했다가 2010년 CJ그룹으로 이직했다. 그 후 황창규 전 KT 회장의 부름을 받고 2014년 KT 미래융합사업추진실장으로 복귀했으나 2019년에 현대자동차로 옮겼다. 이번이 세 번째 KT 입사다. 특히 2019년엔 글로벌사업부문장을 맡은 지 2개월 만에 퇴사하기도 했다.
하지만 윤 사장의 이후 행보를 보면 구 대표의 식견이 옳았음이 증명됐다. 지난해 3월 CJ ENM이 KT와 콘텐츠 사업협력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미디어 콘텐츠 자회사 KT스튜디오지니에 1000억원을 투자했다. 더 나아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인 시즌을 CJ의 티빙과 합병해 OTT 시장의 지각변동을 촉발했다.
KT스튜디오지니는 드라마 제작사 에이스토리와 손잡고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히트시키며 단번에 그룹 미디어 콘텐츠 사업주역으로 떠올랐다. KT스튜디오지니는 다양한 미디어 채널과 콘텐츠를 보유한 CJ ENM을 주주로 맞으며 1조1000억원 수준의 밸류를 평가받았다.
현대차그룹과의 7500억원 규모 지분교환도 그가 이끄는 그룹트랜스포메이션부문의 작품이다. 자율주행 기술에 최적화된 6세대 이동통신(6G) 공동 개발과 인공위성 기반의 미래 항공 모빌리티 통신 인프라, KT의 유휴공간을 이용한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대, 콘텐츠 수급과 다양한 데이터 및 소프트웨어 기반의 신사업, RE100 공동대응 등 그룹 전방위적으로 엮인 거대 동맹이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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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투자·IPO 총괄, '디지코 시즌2' 주역으로 꼽혀1963년 6월생인 윤 사장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KAIST)에서 경영과학 석사학위와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88년 LG데이콤(현 LG유플러스) 입사를 시작으로 통신업계와 연을 맺었으며 하나로통신(현 SK브로드밴드), CJ그룹과 CJ헬로비전(현 LG헬로비전), 현대차 오픈이노베이션전략사업부장(부사장), TaaS사업부장(부사장)을 거쳤다.
CJ와 현대차에 근무하면서 통신업이 모빌리티, 미디어 콘텐츠 등 여러 분야에서 시너지를 낼 요소가 많은 점을 캐치해 지금과 같은 혈맹을 구축했다. 윤 사장은 그룹 안팎에서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협업)'에 출중하다는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순혈주의를 깨고 핵심 요직에 외부사람인 그를 발탁한 것도, 구 대표가 그를 다시 부른 것도 이 때문이다.
현재 윤 사장은 KT클라우드의 투자유치 활동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KT가 통신을 넘어 ABC(AI, Bigdata, Cloud) 사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만큼 이번 KT클라우드의 투자유치 성공여부는 향후 디지코 전략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그런 점에서 윤 사장은 구 대표의 뒤를 잇는 '디지코 시즌2'의 주역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