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를 이끌 차기 대표이사(CEO) 숏리스트에 오른 4인 중 가장 젊은 피로 꼽히는 신수정 KT 엔터프라이즈부문장(부사장,
사진)은 IT와 보안전문가로 유명하다. 삼성SDS와 SK인포섹(현 SK쉴더스)을 거친 그는 KT의 IT와 보안역량을 끌어올린 인사다.
2019년 말 CEO 선출 과정에서 구현모 대표의 최대 경쟁자였던 박윤영 전 사장의 뒤를 이어 B2B 사업을 키우면서 급부상했다. IT와 보안기술 연구·개발은 물론 CEO 경험을 토대로 B2B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끈 공로를 인정받아 KT그룹 수장 후보에 올랐다.
◇숏리스트 4인 후보 중 가장 젊은 피1965년 8월생인 신 부사장은 서울대 기계설계과를 졸업한 뒤 휴렛팩커드(HP)에서 첫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박사학위의 필요성으로 인해 대학원 진학 후 들어간 곳이 삼성SDS였다. 서울대 전산설계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그는 당시 벤처 붐을 타고 직장 선배와 함께 창업하기도 했다.
이후 SK 정보보안 계열사에 들어가 영업 및 시스템통합(SI) 컨설팅 등 분야에 몸 담으며 주요 임원직을 거쳤고 2010년엔 SK인포섹 대표이사에 올랐다. 현재 SK인포섹은 SK쉴더스로 합병된 상태다. 황창규 전 KT 회장 시절인 2014년 정보보안단장으로 영입됐으며 IT기획실장(부사장)을 거쳐 엔터프라이즈(Enterprise)부문장에 선임됐다.
숏리스트에 오른 4인 중 가장 젊은 신 부사장은 국내 정상급 보안 전문가로 유명하다. KT 합류 이후 기술 및 연구·개발 분야를 맡으며 IT기획 및 기업보안 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주로 새로운 업무 툴(tool)과 서비스를 사내 공급, 크고 작은 성과들을 이뤄왔다. KT 사내망에 적용해 연간 70억원 이상의 비용절감 효과를 이뤄낸 전대리, 마비서 등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가 그의 작품이다.
◇구현모 체제 하에 B2B 사업 성공적으로 이끌어그가 주요 경영진 중 한명으로 부각된 계기는 엔터프라이즈부문장 선임이다. 2020년 말 조직개편은 구현모 대표가 자기 색을 본격적으로 드러낸 작품이다. 당시 조직개편에서 가장 무게를 둔 게 엔터프라이즈부문이다. 기업부문에서 추진한 B2B 사업이 궤도에 오르자 'KT엔터프라이즈'란 별도 브랜드를 만들었고 급기야 사업부문 전체를 엔터프라이즈 부문으로 재편했다.
그때는 KT의 전통적 통신사업이 성장 정체에 직면한 가운데 B2B 관련 매출 비중이 급증하면서 전체 성장을 이끌 대체사업으로 부각되던 시기다. 사내에 분산돼 있던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사업을 한 곳으로 통합한 결과물이 엔터프라이즈부문이다.
문제는 당시 KT의 기업부문을 총괄하던 박윤영 사장이 물러나면서 B2B 사업을 맡을 인물이 필요했다. 구 대표가 그에게 주요 사업부문을 맡긴 배경에는 SK인포섹 CEO 시절 B2B 사업 전체를 이끌어 본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가 엔터프라이즈부문장으로 재직하면서 KT의 B2B 매출(KT클라우드 포함)은 눈에 띄게 늘었다. 작년 매출은 전년 대비 11.4% 증가했다. 전사의 업무 틀 변화를 통해 업무관행을 개선하고 이를 B2B 사업 아이템으로 연결시키는 과정에 직·간접적으로 기여해온 그의 노하우가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