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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 프렌드십 포커스

DGB금융, 배당금총액 '제자리 걸음' 계열사 안정 우선

증권·캐피탈 '특별 충당'에 환원 여력 소진…타깃 CET1 '13%', 환원율 점진 상향

최필우 기자  2023-02-21 15:11:19

편집자주

국내 금융그룹이 '역대급' 순이익을 기록하면서 주주환원 강화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금융그룹도 PBR(주가순자산비율) 0.4배 수준의 저평가 원인을 부족한 주주환원에서 찾고 실적발표회(IR) 시즌 일제히 주주 요구에 화답했다. 다만 금융지주별 환원 수준과 방향에는 차이가 있다. 더벨은 금융지주의 주주 프렌드십을 점검하고 사별 특징을 분석했다.
DGB금융이 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의 배당금을 지급하는 데 그쳤다. 계열사에 대한 특별 충당으로 순이익이 감소한 여파다. 금융권 전반에 걸쳐 주주환원 강화 흐름이 이어지고 있으나 집안 단속이 우선이라고 판단했다.

대신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을 제시하며 주주들의 마음을 달랬다. 보통주자본(CET1)비율 구간별 목표 총주주환원율을 두고 이를 충족시킬 수 있는 배당 및 자사주 정책을 도입한다는 구상이다.

◇배당금 증가분 '33억', 순이익 '역성장' 여파

DGB금융 이사회는 최근 2022 회계연도 배당금 총액을 1099억원으로 의결했다. 배당 성향은 27.1%를 기록해 전년도에 비해 약 6%포인트 높아졌다. 다만 배당금 총액은 33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배당금이 소폭 늘었음에도 순이익이 역성장하면서 배당 성향이 큰 폭으로 높아지는 효과가 있었다.


지난해 순이익은 4062억원이다. 전년도 5031억원에 비해 969억원(19%) 감소했다. 충당금 급증이 결정적이었다. 충당금 전입액은 총 1764억원이다. 이중 1308억원이 지난해 4분기 계열사 특별 충당 명목이다. 하이투자증권과 DGB캐피탈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취약 익스포저를 감안해 건전성 기준을 강화하면서 특별 충당이 결정됐다.

순이익 감소에도 불구 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의 배당금 집행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DGB금융을 제외한 상장 금융지주 모두 배당 규모를 대폭 늘리거나 자사주 소각을 활성화하는 등 주주환원 강화 행보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김태오 DGB금융 회장 임기 마지막 1년을 앞두고 숨고르기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하이투자증권 등 비은행 계열사 안정화가 배당 강화의 선결 조건이다. 지난해 그룹 이자이익이 2290억원 증가한 반면 유가증권 등 상품운용손실을 반영한 비이자이익은 2557억원 감소했다. 특별 충당과 함께 순이익 감소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우선 PF 리스크를 극복하는 게 관건이다.

◇총주주환원율 목표치 30%…자사주 매입 검토

DGB금융은 정비된 주주환원 정책을 바탕으로 반전을 노리고 있다. CET1비율 구간에 따라 총주주환원율 목표치를 설정했다. 11%를 초과할 경우 총주주환원율 30%를 목표로 삼는다. 12~13%는 적정자본구간으로 총추추환원율을 30~40% 사이에서 관리하기로 했다. 40%를 넘어서면 목표상회구간에 진입했다고 보고 총주주환원율 40%를 넘긴다.

지난해 말 기준 CET1비율은 11.25%로 자본보완구간에 해당한다. 총주주환원율 27.1%로 목표치인 30%에는 못미치지만 점진적 상향을 추구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순이익 증가 흐름으로 전환되면 자사주 소각 카드를 활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DGB금융은 아직 자사주를 매입하거나 소각한 전례가 없다. 향후 배당 성향을 점진적으로 높이되 총주주환원율 목표치에 부족한 규모에 한해 자사주를 소각하는 유연한 정책 도입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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