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맥도날드 매각이 거래 당사자 간 가격 눈높이 차이로 무산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예비입찰에 단독 참여한 동원그룹은 당초 시장 예상 수준을 크게 밑도는 인수가를 제안한 것으로 파악된다. 영업손실을 내는 수익구조에 더해 주요 부동산 자산이 매각 대상에서 제외된 부분을 고려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동원그룹은 매각 측인 맥도날드 글로벌 본사에 한국맥도날드 인수가로 1000억원 중후반대를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양측은 예비입찰 이후 인수 관련 협상을 이어가고 있는 단계다.
1000억원 중후반대 가격은 당초 시장 예상치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한국맥도날드는 매각 초기인 지난해 하반기만 하더라도 5000억원대가 예상 매각가로 거론됐다. 햄버거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인지도를 내세워 매출 기준 1위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 등이 반영된 평가였다.
일각에서는 2016년 매각 무산 사례를 들어 3000억원대에서 매각이 이뤄질 것이라는 보수적 관측도 나왔다. 당시 한국맥도날드 원매자들은 3000억원대 가격을 제시했지만 매각 측이 5000억원대 가격을 고수하며 매각이 무산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원그룹이 보수적 전망조차 크게 밑도는 가격을 제시한 주된 이유로는 한국맥도날드의 영업손실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 꼽힌다. 한국맥도날드는 2021년 영업손실 278억원을 기록했다. 2020년 영업손실 483억원 대비 규모가 줄긴 했지만 적자가 이어졌다.
영업손실 규모를 고려하면 지난해에도 흑자전환에는 성공하지 못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여기에 영업비용의 상당 부분이 매각 측인 글로벌 본사로 지급되는 로열티와 연계돼 있어 단순 경영 개선만으로는 흑자전환이 어려울 수 있다는 부분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이번 매각대상에서 한국맥도날드 부동산 자산 일부가 제외된 점도 동원그룹 측이 제시한 인수가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국맥도날드는 1300억원대 부동산을 보유한 점이 인수매력을 높이는 요소로 거론됐다. 하지만 핵심 부동산 3곳이 매각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몸값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업계에서는 동원그룹이 제시한 가격이 매각 측 눈높이와 차이가 클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이번 매각 협상이 결국 무산될 것이라고 보는 전망도 늘고 있다. 매각 측이 3000억원대 가격 눈높이만 고수하더라도 2016년에 이어 이번에도 매각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동원그룹이 맥도날드를 인수할 경우 소스류 납품 등 시너지를 누릴 수 있는 부분은 분명히 있다”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적자를 내는 기업에 현재 제시한 1000억원 중후반대 이상의 가격을 제시하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