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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홀딩스, 지주사 전환 성공 여부 'TSR'

⑤최근 7년간 등락 거듭, 작년 최대 배당에도 6.6% 그쳐

유수진 기자  2022-04-27 17:27:56

편집자주

바야흐로 '주주 전성시대'가 열렸다. 지금까지 투자 규모가 작은 소액주주를 소위 '개미'로 불렀지만 지금은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이들은 기업 경영에 크고 작은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기업들은 기업공개(IR), 배당 강화, 자사주 활용 등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정책에 힘주고 있다. 더벨이 기업의 주주 친화력(friendship)을 분석해봤다.
포스코홀딩스는 12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지주사 전환 신고에 대한 심사결과를 통지받았다고 공시했다. 지난달 2일부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따른 지주회사 기준 요건을 충족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이로써 포스코그룹은 작년 말부터 추진해온 지배구조 개편을 무사히 마쳤다. 포스코홀딩스 밑에 포스코와 포스코인터내셔널 등 17개사가 자회사로, 포스코엠텍과 포스코강판 등 17개사가 손자회사로 있는 구조다. 일부 추가 조치가 필요한 부분들은 정해진 기간(2년) 내 적절히 손볼 예정이다.

◇서스틴베스트 "5년간 TSR 약 -14%", 물적분할안 '반대' 권고

물론 시장과 주주의 평가는 남아있다. 지주사 체제가 정말 최선이었는지, 향후 기업가치가 실제로 높아져 주주권익 제고로 이어질 지 여부는 앞으로 지켜봐야 한다. 포스코홀딩스 입장에선 총주주수익률(TSR)도 적잖이 신경쓰일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의결권 자문사 서스틴베스트가 'TSR'을 근거로 포스코의 물적분할안에 '반대' 의견을 냈기 때문이다.

연초 포스코가 물적분할을 추진할 당시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은 대부분 '찬성'을 권고했다. 글로벌 양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와 글라스루이스를 비롯해 대신경제연구소 등도 같은 입장을 취했다. 포스코홀딩스의 자회사 비상장 방침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이다.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은 이 같은 권고를 참고해 찬성표를 던졌고 안건이 가결됐다.

하지만 반대도 있었다. 서스틴베스트는 나홀로 다른 입장을 냈다. 이때 근거로 든 것이 바로 TSR이다. 서스틴베스트 측은 그간의 통계를 바탕으로 판단했을 때 포스코홀딩스의 기업가치 하락이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국내에서 분할 존속회사가 비금융 지주회사인 경우 물적분할 이후 디스카운트가 발생, 주주가치가 훼손된다면서다.

이현오 서스틴베스트 책임연구원은 "기존 회사들에 발생한 디스카운트 규모를 고려할 때 회사가 제시한 주주친화정책은 주주 손해를 상쇄하기에 부족하다"며 "주주는 이번 거래 및 회사 정책으로 향후 5년간 약 -14.0%의 TSR을 얻을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서 TSR(Total Shareholder's Return)은 주주가 특정 기업의 주식을 일정기간 보유하면서 거둔 수익률을 의미하는 것으로 주가등락률에 배당수익률을 더해 계산한 값이다. 단순 주가흐름을 넘어 주주가 해당 기간 얼마 만큼의 경제적 이익을 얻었는지 측정할 수 있는 지표다.

통상적인 경우 주가흐름과 배당 등 주주환원 규모를 바탕으로 산출된다. 기업에 따라 자사주 매입분을 추가하기도 한다. 어쨌든 주가가 크게 오르거나 대규모 배당을 실시하면 '숫자'가 커진다. 주주가치 훼손 가능성을 전면 부정하는 포스코 입장에선 서스틴베스트의 예상을 보란듯이 깨고 싶을 수 있다.

◇주가등락이 '직접' 영향, 기업가치 제고 통한 시총 확대 필수

포스코홀딩스의 최근 7년간 TSR 추이를 연간 기준으로 살펴보니 2015년과 2018년 각각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지난해도 한자리수에 그쳐 'M자' 형태를 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시가총액 등락이 반복됐으나 결과적으로 현재 시총은 2015년 초와 별반 차이가 없다.



구체적으로 2015년엔 연말 시총이 연초 대비 41.3% 가량 줄어들며 TSR이 -36.8%를 기록했다. 반면 이듬해엔 주가가 1년 동안 57% 정도 오르며 TSR이 60%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100%포인트(p)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두해 모두 배당금 총액은 6400억원(주당 8000원)으로 동일했으니 주가흐름이 TSR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TSR은 2018년에도 음(-)전환했다. 배당금 총액은 8000억원(주당 1만원)으로 전년 대비 20% 이상 확대됐으나 주가가 제힘을 쓰지 못한 결과다. 기말 시총이 기초 대비 30% 가까이 빠졌다. 배당 확대는 주가 하락을 상쇄하지 못하고 TSR 악화로 이어졌다.

작년에도 비슷한 모습이 나타났다. 포스코는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바탕으로 역대 최고액인 주당 1만7000원(배당금 총액 1조2856억원)을 배당금으로 책정했다. 하지만 주가가 제자리걸음을 걸으며 주주들의 TSR 상승폭이 제한됐다. 6.6% 수준에 그쳤다.

시장은 관심은 앞으로 포스코홀딩스가 준수한 TSR을 기록할지 여부다. 기본적으로 TSR의 한 축인 배당 확대에 대한 의지는 여러차례 밝혔다. 2022년까지 중기 배당정책(배당성향 30%)을 따르고 이후에도 최소 만원 이상을 주당 배당금으로 책정할 계획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배당수익률이 한자리수를 벗어나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이 같은 점을 감안하면 기업가치 제고를 통한 시총 확대가 TSR 개선으로 가는 지름길이란 걸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포스코홀딩스(옛 포스코 포함) 최근 3개월 주가 흐름. 빨간 표시는 지주사 전환 이후. <출처:네이버 금융>

포스코홀딩스는 지주사로 출범한 지 이제 막 40여일 지났으나 주가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는 상태다. 3월23일 주당 30만4000원(종가 기준)까지 올랐으나 서서히 떨어지기 시작해 13일엔 28만5500원으로 마감했다. 출범 첫날(3월2일) 종가는 28만3500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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